매일신문

[기고] 물 부족과 물값 현실화

우리나라는 전 국토의 70%가 산지이며, 강우도 여름철에 집중돼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수자원 관리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즉 물 확보 측면에서 지형 특성상 경사가 급하고 짧은 하천으로 인해 하상계수가 대단히 높아 강우가 일시에 바다로 유출되므로 안정적인 물 이용이 곤란하다. 이와 함께 지난 40여 년 동안 급격한 인구 증가와 경제 발전, 생활 방식의 변화 등으로 홍수, 물 부족과 수질오염 등 여러 가지 물 관리 문제들을 경험하였고, 특히 수자원 이용량은 증가 추세이나 수자원 확보량은 절대 부족한 실정이다.

물은 인간의 기본 생활 및 산업 활동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며, 대체재가 없는 자원으로 추가 확보를 위해서는 최소 10년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된다. 최근 100년 빈도 이상 대가뭄을 경험한 스페인'영국'호주 등은 국가 차원에서 대대적인 댐 건설과 광역상수도 건설에 착수하였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하상계수와 여름철 강우 편중으로 인해 어느 나라보다 인위적 수단에 의한 물의 안정적 공급이 필요하다. 특히 인구나 산업시설이 밀집한 강의 중'하류 지역에서는 안정적 물 공급이 더욱 절실하다. 따라서 물 공급의 안정성 확보 방안을 국가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강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전 세계적인 기후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물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새로운 시각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기후 변화 문제는 지금까지 우리가 접해 온 상황과는 전혀 다른 것이기 때문에 그 해결책 또한 지금까지의 사고방식을 뛰어 넘는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을 모두 고려한 물 관리 전략은 수요 측면과 공급전략 측면의 통합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수요 측면에서는 물의 재순환, 물 절약 유인책을 강구하고 공급전략 측면에서는 신규 수원 개발과 더불어 물이 남는 지역에서 부족한 지역으로의 급수체계 조정과 더불어 기존의 비효율적이고 분산적인 물 관리 체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

최근 물과 관련된 국내외 다양한 전망들은 머지 않은 장래에 '전 지구적 물 부족'을 경고하고 있다. 언론에서도 연일 물을 '블루골드'라 표현하며 물 관리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다. 종합하자면 미래의 국가 경쟁력은 얼마나 효율적으로 한정된 물을 관리하는 가에 상당 부분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수도 요금'은 물 관리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재원 조성 수단이다. 가뭄 등 기상이변에 대비하고 풍부한 물의 혜택을 향유하기 위한 최소한의 보험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전국 수도 요금은 물을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원가의 80% 정도로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이다. 생산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요금 수입으로는 노후관로 교체 등 시설 개선이나, 신규 수도시설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곤란하고, 이는 수돗물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협한다.

따라서 우리 모두가 합리적이고 적정하다는 수준에서의 수도 요금 책정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미래 국가 경쟁력 확보는 물론 인간 생존에 필수적인 물의 혜택을 모든 국민이 지속적이고 보편적으로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홍용선/K-water 경북관리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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