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에서 학생들의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워주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잇따라 마련돼 눈길을 끌고 있다.
23일 수성구청 대강당과 회의실에서는 중'고교생들이 참여한 '제1회 수성구 청소년 디베이트 리그' 본선이 열렸다. 이는 수성구청과 수성구 창의적체험활동지원센터를 운영하는 (사)지식플러스 교육연구소가 함께 주최한 행사. 디베이트는 즉석에서 동전을 던져 일정 주제에 대한 찬반 입장을 선택한 뒤 그에 맞춰 자신의 논리를 펴나가야 하는 방식의 토론이다. 서류 심사로 진행됐던 예선에는 중등부 경우 11개교에서 17개팀, 고등부는 7개교에서 12팀 등 모두 116명이 참가해 실력을 겨뤘다.
이날 본선에 오른 중'고등부 각 4개 팀은 준결승전을 치른 뒤 결승 대결을 펼쳤다. 중등부는 '학교폭력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것은 타당하다', 고등부 경우 'SSM(대기업이 운영하는 기업형 슈퍼마켓) 규제는 꼭 필요하다'를 주제로 논리 대결을 벌였다.
중등부 준결승에서 갑론을박(대륜중) 팀은 "우발적이고 사소한 일마저 학생부에 기록한다면 자칫 낙인 효과가 나타날 우려가 크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드림팀(범일중) 팀은 "학생이라고 해서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은 잘못"이라며 학교폭력 사실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고등부 결승에선 사인사색(시지고) 팀이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등 골목 상권이 붕괴를 막고 경제 민주화, 즉 소수의 독점이 아닌 공정한 시장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SSM 규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올챙이뼈(덕원고) 팀은 "전통시장 황폐화가 SSM으로 인한 것인지, 규제가 당연한 것이 아니라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키울 다른 방안은 없는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반박했다.
대회 후 열린 시상식에선 중등부 갑론을박 팀, 고등부 사인사색 팀이 최고상인 대상을 받았다. 비타민워터 팀(경신중)과 올챙이뼈 팀은 각각 중'고등부 2위에 올랐다. 고등부 우승을 차지한 사인사색 팀의 팀장 허수산(1학년) 양은 "다들 토론을 잘해 우리 팀이 큰 상을 받을 줄은 미처 몰랐다"며 "상을 받은 것도 기쁘지만 다른 팀들의 다양한 생각을 들어볼 수 있어 더욱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했다.
디베이트 대회 주최 측이 마련한 또 다른 프로그램은 '청소년 진로'전공 강좌'. 특목고와 달리 고교 교과과정과 연계된 진로 전공 심화 과정을 접하기 어려운 일반계고 학생들의 학습을 돕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22일부터 11월 17일까지 매주 토요일 수성구 고교생 400여 명을 대상으로 ▷미디어를 통해 본 우리 사회(강사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이강형 교수) ▷경영학의 이해(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김판수 교수) ▷일상생활의 심리학(경북대 심리학과 장문선 교수) ▷생명과학의 이해와 응용(영남대 생명공학부 백광현 교수) ▷구술 면접 대비를 위한 생활 속 수학(경북대 수학과 김용국 교수) ▷생활 속의 건축 이야기(영남대 건축학부 백승만 교수) 등 6개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주최 측은 "입학사정관제와 수시 전형 확대 등 대입 제도가 변하면서 창의적인 사고력이 필수 요건이 되고 있지만 학교 현장에서의 뒷받침은 부족한 것 같다"며 "이 같은 프로그램을 꾸준히 발굴, 운영해 학생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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