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5년 3월 초, 조르주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이 프랑스의 파리에서 초연되자 큰 파문이 일었다. 당시의 오페라가 귀족적이며 낭만적인 성향의 작품들이 주류였던 데 비해 '카르멘'은 여러모로 달랐기 때문이었다. 담배공장 여직공 수십 명이 무대 위에서 담배를 피우고 밀수꾼들과 집시들이 우글거리고 청순한 여인이 아닌 요부가 그녀를 사랑해 반미치광이가 된 사나이에게 죽임을 당한다는 내용까지 기존 오페라와는 너무나 달랐다.
당장 비평가들이 들고일어나 혹독한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나 대중들은 등장인물의 정확한 표현, 신선하고 뛰어난 곡들과 극이 조화를 이룬 이 오페라에 빠져들어 연일 대만원을 이루며 장기 상연되었다. 비제는 비평가들의 혹평에 상심하다 카르멘이 처음 막을 올린 지 3개월 만에 과로로 요절했다. 37세의 나이였다. 이 천재적인 음악가가 급작스럽게 죽고 나서야 비로소 전문가들도 '카르멘'을 새로 보고 찬탄하기에 이르렀다.
1838년 오늘 태어난 비제는 감상적이면서 마음이 쉽게 상하는 등 성숙하지 못한 면이 있었다. 프란츠 리스트가 경탄할 만큼 피아노 연주에 뛰어났으나 작곡가의 삶을 선택했다. '아를의 여인'에 이어 대표작이 된 '카르멘'은 이탈리아의 베리시모(사실주의) 오페라에 큰 영향을 줄 정도로 혁신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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