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학용품이나 참고서 장만은 물론 새로 사야 할 교복값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품질에 비해 비싼 교복값에 학부모들은 허리가 휠 지경이다. 브랜드 교복을 선호하는 아이들의 구미에 맞추자니 가격이 비싸고, 맞춤 가게나 중소업체 교복을 사주자니 친구들 사이에서 아이가 소외될까 봐 걱정이다.
대구시 교육청에 따르면 교복값은 매년 오르고 있다.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대구 중'고교생 동계교복 평균 가격은 2009년 16만4천521원에서 2011년 19만1천285원으로 2년 새 16.3%(2만6천764원) 인상됐다. 전국 평균 인상률 13.4%를 웃돌아 7개 대도시 중 가장 높았다.
올해는 기자가 대형 교복업체 4곳에 2013년 교복(동복 기준) 판매가를 확인한 결과 단품 가격을 합산하면 30만원 이상, 세트로 구매하면 24만~27만5천원이었다. 셔츠를 추가하면 교복값 지출 금액만 30만원을 넘는다.
이어 5월쯤에는 하복 착용 시즌이 돼 15만원 정도 더 든다. 교복에 드는 비용만 50만원에 육박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여전히 대기업 교복을 고집하고 있다. 중소업체를 통해 세트 교복을 구매하면 5만원 정도를 아낄 수 있지만 4대 대형 업체 교복이 아닌 교복을 입은 학생은 찾아보기 어렵다.
심효진'배진영(16'대구 수성구 범물동) 양은 "한 반에 90% 이상이 브랜드 교복을 입고 있다. 친구들이 다 입고 있고, 3년에 5만원 차이인데 몇 푼 아끼려고 중소업체가 제작한 교복을 선택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허세영(16'대구 달서구 상인동) 양도 "대기업 교복은 기업의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품질이나 디자인 면에서 더 신뢰가 간다"고 말했다.
학부모 임모(48'여'대구 달서구 본리동) 씨는 "아이가 원하면 사줄 수밖에 없다. 다만, 교복의 질에 비해 고가에 팔리고 있다는 점이 불만"이라고 했다.
대형 업체에 편중돼 교복을 구매하는 분위기가 계속되자 맞춤가게나 지역 중소업체들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중소업체를 운영하는 김건무(55'대구 남구 대명동) 씨는 "공동구매 등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올해도 겨우 1개 학교로부터 주문을 받아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한 해를 어떻게 보낼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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