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상 백일장] 시-연탄

장인혜(대구 서구 평리3동)

그렇게 시커먼 모습으로도

그렇게 뻥뻥 뚫린 가슴으로도

그렇게 좁고 컴컴한 곳에서도

그렇게 뜨거운 마음을 가지고

사랑을 베풀 수 있구나.

오롯이 너의 사랑을 받고서도

습관처럼 너를 보아온 탓에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보고자 하는 것만 보려던

내 눈의 어리석음이 나를 염세주의자로

만드는구나.

입이 없어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필요할 때 항상 곁에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라는 것을

너에게서 배우는 구나

내 마음을 온전히 내게 쓰는 법을.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