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야기 속으로] 타향살이하는 아들'딸'손자'손녀에게 보내는 편지

컴퓨터로 쓴 편지 인터넷서도 확인 "참 좋은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다. 그리고 늙어서도 건강하고 볼 일이다. 눈으로는 컴퓨터 모니터의 작은 글씨를 알아보며, 손으로는 자판을 두들겨서 손녀에게 편지를 쓰게 될 줄이야.

윤희야, 잘 지내니? 네가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간다며 인사하러 온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6개월이 흘렀구나. 여름에 반팔 차림으로 갔던 너는 이제는 두툼한 외투를 입고 지내겠구나. 요즘 대한민국도 한파가 매섭다만 우리보다 북쪽에 있는 캐나다는 더욱 추울 텐데 괜찮니?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잘 있다. 네가 지난해 난생 처음 한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아빠, 엄마는 물론 할머니, 할아버지에게도 하나씩 사 준 패션 발열 조끼를 이 추운 겨울에 정말 요긴하게 입고 있어. 하지만 할머니, 할아버지는 네가 있는 캐나다의 추위가 얼마나 매서운지 모르고, 외투 한 벌 사준 적도 없어 미안한 마음이 드는구나.

윤희야, 할아버지도 젊은 시절 동남아로 3년여 간 일을 하러 간 적이 있단다. 찌는 듯한 무더위도 힘들었지만 가족과 떨어져 있다는 사실이 참 힘들었어. 당시 국제전화도 마땅찮아 한 달에 서너 번 주고받는 편지가 큰 힘이 됐단다. 요즘은 참 좋은 시대다. 실은 수시로 너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지, 또 며칠 전에는 네 아빠 휴대전화로 서로 얼굴을 보며 영상 통화란 것도 했었지. 이런저런 방법으로 저렴하게 또 수시로 연락을 취할 수 있으니 참 좋다.

그래도 편지글로만 전할 수 있는 감동과 여운도 소중한 것 같아서 이렇게 편지를 써 본단다. 물론 시대가 변했으니 손 편지 대신 컴퓨터로! 대구 경북에 배달되는 매일신문에 게재되는 것인데 물론 인터넷에 들어가서도 확인할 수 있단다. 그래. 참 좋은 세상이 됐어.

윤희야, 건강하게 잘 지내고 6개월 뒤에 더욱 발전한 모습으로 귀국하길 바란다. 할머니 시켜서 맛있는 갈비찜 해줄게.

조복현(대구 서구 비산동)

◇알립니다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묻는 '여러분의 생각은'과 재미난 추억과 일상사를 담는 '이야기 속으로' 원고를 받습니다. 독자 얼굴 사진이나 관련 사진을 함께 보내 주시면 더욱 좋습니다. 채택된 분께는 소정의 상품을 보내 드립니다. 원고 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원고량 1천 자(200자 원고지 5장) 정도

▷자녀의 게임 중독,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요?

◆이야기 속으로: 원고량 800자(원고지 4장) 정도

▷지난 주에 이어 타향살이하는 아들'딸'손자'손녀에게 보내는 편지를 기다립니다.

※원고는 주소 및 연락처를 적어 우편(대구시 중구 서성로 20 매일신문사 특집부, 우편번호 700-715)이나 이메일(info@msnet.co.kr)로 보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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