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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순 茶·명상 교수, 30년 소장품 1천점 바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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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회원 봉사비용 후원

차명상 동아리
차명상 동아리 '둥지'가 10주년을 맞아 기념 바자회를 26일부터 4월 5일까지 유빈문화원 3층에서 연다. '둥지'의 지도교수인 이화순 계명대 차와 명상 전담교수가 30여 년간 모아온 소장품을 내놓는다.

차명상 동아리 '둥지'가 10주년을 맞아 기념 바자회를 26일부터 4월 5일까지 유빈문화원 3층에서 연다. '둥지'는 차와 명상을 통해 보다 나은 삶을 추구하는 동시에 우리 전통의 소중함을 자각하고 널리 알리고자 하는 계명대 대학생들과 졸업생들의 동아리이다. 또한 차와 명상을 통해 이웃들에게 봉사를 하는 단체이기도 하다.

차명상 둥지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이 봉사 활동이다. 장애인 기관 및 관련기관을 찾아 차 문화와 명상'예절교육을 해주고 있다.

차명상 동아리 둥지를 이끌고 있는 이화순 계명대 차와 명상 전담교수는 동아리 10주년을 맞아 30여 년간 모아온 애장품을 내놓는다. 여기에는 오랫동안 손때 묻은 갖가지 물품 1천여 점이 전시돼 있다. 차명상 둥지 200여 명의 동아리 회원들이 여러 기관에 찾아가 봉사하는 비용을 후원하기 위해서다.

"소장하고 아끼던 것들을 비우는 작업을 하기로 했어요. 나누고 비우는 것을 직접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30여 년간 모아온 물건을 바자회 물품으로 내놓았어요." 여기에는 최근 제작한 차 도구부터 100년은 훌쩍 넘은 듯한 골동품도 눈에 띈다. 이 교수의 골동품 사랑은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딘가 오래된 한옥을 허문다는 소식을 들으면, 뜻 맞는 사람들과 트럭을 몰고 찾아갈 정도였죠. 오래된 물건에는 옛 사람들이 아껴 사용한 손때 묻은 정감, 이야기가 묻어 있는 것만 같아요."

그는 '가마 요강'을 내놓았다. 손바닥에 얹힐 만한 크기의 이 아기자기한 요강은 가마를 타고 가던 아이들을 위한 전용 요강. 요강에서 오래전 이야기들이 들려오는 것만 같다.

천한봉 명장의 희귀한 초기 작품이 찬장 안에 들어 있다. 백자 도시락도 눈길을 끈다. 낡은 등사기가 보인다. 민화 문양이 역사를 이야기해주는 민화 예천 함, 선비 서탁이 있다. 경상도 반닫이 형식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상주 반닫이도 있다. 귀하고 좋은 물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오랜 시간 사용했을 법한 엿장수 가위, 어느 상인이 사용했을 법한 옛날식 주판 등도 있다. 엽전 꾸러미를 보니 사극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담뱃대만 해도 여러 가지 종류다. 손잡이가 놋쇠로 된 것도 있지만 옥으로 만들어진 희귀한 것도 눈길을 끈다. 액자에는 사진을 비롯해 미국에서 활동 중인 김형주 화백의 작품도 있다. 은 주전자와 술잔에는 옛 사람들의 풍류가 묻어난다. 이처럼 헌 가구나 물건를 닦으면 조상의 숨결, 삶의 애환이 느껴진다는 것이 이 교수의 말이다.

골동품 뿐만 아니라 현대 자기 및 조각품, 예술품도 눈에 띈다. 오랫동안 집안 곳곳에 놓아두며 아껴 보던 것들을 한꺼번에 다 내놓았다.

차 도구들이 유독 많은 이유는 1990년부터 차 수업을 하면서 단체로 맞춘 것들 가운데 일부다. 큼지막한 방석들도 많다. 오래된 삼베, 면으로 맞춘 방석은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예정이다. 오랫동안 차 생활을 해온 만큼 한복만 해도 여러 벌이다. 몇 번 입지 않은 한복들을 깨끗이 세탁해 저렴한 비용에 내놓고 있다.

오래된 물건이 많다 보니 가격 책정도 고민스러웠다. 이 교수는 이번 바자회를 위해 별도로 고미술 전문가에게 감정을 받았다. 혹시나 시가보다 더 비싸게 판매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다. 저렴하면서도 불우이웃을 도울 수 있는 금액이 마련될 만큼의 가격을 책정했다.

이 교수는 "물건이 꼭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가 유용하게 사용됐으면 좋겠다. 오랫동안 아껴왔던 물건들이 새 주인을 찾아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차명상 동아리 둥지 민경학 회장은 "평소 불우이웃을 돕는 활동을 동아리 차원에서 활발하게 하고 있는데, 바자회 현장에서 열심히 돕고 그 수익금이 불우이웃을 위해 사용된다면 동아리 회원들의 보람이 클 것"라고 말했다. 유빈문화원은 채식당 연빈재 3층에 있으며, 주소는 달서구 본동 944-1번지. 053)632-6900.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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