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건다'는 말이 있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훌륭한 맛을 내는 음식이라도 그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순대가 바로 그런 음식이다. 만드는 사람의 손맛과 재료에 따라 맛과 품질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순대 마니아들이 단골집을 찾아가는 이유가 있다.
'참맛순대'는 '개성순대'의 새 이름이다. '개성순대'란 이름으로 대구 중구청 옆에서 오랫동안 영업을 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지난해 수성구 지산동으로 옮기면서 '참맛순대'로 이름을 바꿨다. 이순연 사장은 "분위기 변화를 위해 이름은 새로 바꿨지만 맛은 옛 맛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힌다.
참맛순대는 지산동 동아스포츠센터 주변 골목길에 있다. 찾기가 조금 까다롭지만 개성순대 맛을 잊지 못하는 단골손님들은 잘 찾아온다. 동아스포츠센터에서 두산오거리 방면으로 200m 거리의 맞은편 길목에 소박한 모습을 한 간판이 걸려있다. 노란색 간판을 따라 골목으로 들어가면 참맛순대 간판이 눈에 확 들어온다. 주차장이 넓다. 맛집으로 소문난 집은 대부분 주차 문제가 심각한데 참맛순대는 그런 고민은 없다.
식당 안은 거실 형태의 좌식 방으로 꾸며져 있다. 동아스포츠센터에 입점한 KB국민은행 지산동지점 직원들이 단골손님이다. 점심은 물론 회식 때 자주 들르는 단골손님들이라 주문도 알아서 척척이다. 기본 상차림은 도라지 무침과 산나물, 버섯 무침 등 간소한 편이다. 이순연 사장은 "우리 집 순대는 제 손으로 직접 만든 개성식 수제순대"라며 "식이 섬유가 풍부한 16가지의 야채에다 흑미 등 5가지의 곡물에 다양한 양념을 골고루 혼합해 맛도 좋지만, 영양을 균형있게 배합했다"고 설명한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얼큰한 국물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순대전골이다. 국민은행 직원들은 "순대전골에 라면 사리를 곁들이면 더욱 맛이 좋다"며 "순대전골을 즐긴 후 남은 국물에 밥을 볶아 먹으면 최고의 맛"이라고 설명한다. 단골손님답게 맛 분석이 정확하다.
평소 즐기는 모둠순대와 순대전골을 주문한다. 접시에 다양한 순대를 담은 모둠순대와 큰 냄비에 가득 담긴 순대전골 등이 한 상 그득하게 차려진다. 전골요리가 다 될 때까지 모둠순대 맛을 즐긴다. 특이한 모습의 김말이 순대부터 한 입 맛 본다. 씹을수록 쫄깃하고 구수한 맛이 입안에 가득 퍼진다. 순대 특유의 냄새도 없다. 고소하고 담백한 맛에 이끌려 자꾸만 젓가락이 간다. 그동안 시장 순대 맛에 익숙해져 있었는데 그 맛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게 순대 본연의 맛인가? 양파소스를 곁들이면 금세 입안이 깔끔해진다.
순대전골 냄새가 구수하게 퍼진다. 순대전골은 어떤 맛일까? 기대감이 높아진다. 이 집을 개척(?)한 최영호 부지점장은 "처음엔 별 기대를 하지 않고 들렀는데 맛을 본 순간 깔끔하고 담백한 맛에 반했다"며 "퇴근 후 직원들과 얼큰한 순대전골에다 소주 한잔 하면 하루의 피로가 확 풀린다"고 밝힌다. 이젠 2, 3일에 한 번씩은 꼭 들르는 진짜 단골손님이 됐다는 것.
조철호 부지점장도 "참맛순대의 맛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순대를 싫어하는 사람도 한 번 맛보면 꼭 좋아하게 될 맛"이라고 자신한다. 백상희 차장은 "특히 비가 오는 날 퇴근 때 동료와 함께 정을 나누며 한잔 하기엔 더욱 분위기 있는 집"이라며 "큼지막한 돌판에 아홉 가지의 채소를 정성스럽게 배열한 비빔밥은 물론 순대곰탕도 정말 매력있는 맛이다"고 추천한다.
조남근 과장은 "아무리 자주와도 질리지 않는다"며 "점심 때는 돌판비빔밥, 저녁엔 순대전골을 즐기다가 볶음밥 만들어 먹는 재미가 여간 쏠쏠한게 아니다" 고 한다.
평소 느끼한 음식을 싫어한다는 서정아 과장도 "이 집 순대는 주인이 직접 만든 것이어서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다"고 한다. 정옥미 대리는 "얼큰한 국물에다 라면 사리를 함께 즐기는 순대전골은 물론 다양한 맛을 내는 모든 메뉴가 내 입에 다 맞다"고 평가한다.
이 사장은 "제 손으로 직접 찹쌀과 당면, 채소를 듬뿍 넣어 만든 순대는 식사대용으로 적합하며 저지방, 저칼로리 음식이라 많이 먹어도 다이어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순대전골(1인분) 8천원, 모둠순대 2만원(대)'1만5천원(소), 순대곰탕 6천원, 돌판비빔밥 7천원, 수육(삼겹살) 3만원, 해물파전 7천원, 어린이들을 위한 떡갈비(1인분 6천원)도 있다.
▷주차장: 20대 가능
▷규모: 100여 석(좌식)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1시. 연중무휴(명절 당일만 휴일)
▷예약: 053)745-9777
▷주소: 대구 수성구 지산1동 1157-30
◆'이맛에 단골!' 코너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이뤄집니다. 친목단체, 동창회, 직장, 가족 등 어떤 모임도 좋습니다. 단골집을 추천해주시면 취재진이 소정의 절차를 거쳐 지면에 소개해 드립니다.
▷문의 매일신문사 특집부 053)251-1582~4, 이메일 inf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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