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대구 수성구 만촌동 한 대형마트 생필품 코너. 생수가 종류별로 가지런히 진열돼 있고 한편에는 여러 종류의 라면들이 진열대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일주일에 1, 2번 마트에 들르는 이유호(40'대구 동구 신천동) 씨는 "봄을 맞아 대폭 할인 행사를 하고 있고 또 주말에 가족과의 봄나들이 갈 때 필요할 것 같아서 이것저것 평소보다 10% 정도는 더 구입했다"며 "북한으로 인한 안보 불안감이 없지는 않지만, 사재기를 할 정도로 위기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북한이 개성공단 운영을 잠정 중단하는 등 안보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대구 시민들은 차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은진(35'여'대구 수성구 신매동) 씨는 "지난번 김정일 사망 때도 안보 불안감이 있었지만 별다른 문제없이 위기를 넘겼다"며 "괜한 불안감에 생활에 당장 필요하지 않은 상품을 사놓으면 나중에 처치가 곤란하고 결국 과소비로 이어질 뿐이다"고 말했다. 장영길(71'대구 동구 신천동) 씨는 "시시각각 변하는 북한의 태도에 귀를 기울이고 있지만, 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크게 불안감을 느끼지는 않는다"며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주변 정세를 생각한다면 북한이 쉽게 도발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차분하게 앞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대형마트의 생필품 가운데 일부 품목의 매출이 소폭 늘어나기는 했지만, 나들이 시즌이란 점을 감안하면 평년 수준의 매출을 보이고 있다. 대구지역 이마트의 지난달 1일부터 이달 7일까지의 생필품 매출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사재기 주 품목인 라면과 생수의 경우 각각 4.6%와 14.4% 상승에 그쳤다. 세제는 1%, 부탄가스는 8.5% 매출액이 늘었고, 통조림은 오히려 10%가량 매출이 줄었다. 즉석밥이 34.7%로 가장 큰 매출 상승폭을 기록했다. 우병운 이마트 커뮤니케이션팀 과장은 "최근 매출 상승은 가족 캠핑과 대학교 MT 등 나들이 시즌이 시작된 것이 원인이고 특히 경기침체로 인해 가격이 저렴한 즉석밥은 더 많이 찾고 가격이 비싼 편인 통조림의 구매는 줄어든 것"이라고 했다.
병무청의 모집병 접수인원은 안보위기 속에서도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구경북지방병무청에 따르면 대구경북 지역의 3월 한 달간 지원한 모집병 접수자는 2011년 4천159명에서 지난해 4천795명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6천433명에 이른다. 특히 올해 1~3월 전체 모집병 접수는 2만4천45명으로 지난 한 해 총 모집병 접수자인 4만9천409명의 48.7%에 달한다.
이번 학기를 마치고 입대신청을 할 예정인 최현재(20'대구보건대 치기공과 1학년) 씨는 "최근 북한으로 인한 위기감으로 걱정은 되지만 군 제대 후 복학 시기 등에 맞추기 위해 계획대로 군복무를 할 것"이라고 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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