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엄마 가산점제'와 '군 복무 가산점제' 논란

임신'출산'육아를 이유로 직장을 그만둔 여성이 재취업할 때 가산점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이른바 '엄마 가산점제' 법안이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상정됐다. 이 법안은 지난해 12월에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비례대표, 부산)이 대표 발의한 '남녀고용평등법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다. 이 법은 그 전날인 1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상정된 '군 복무 가산점제'와 대립 양상을 띠면서 특정 계층에 취업 시 가산점이라는 특혜를 주는 법안이 남발되는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여 있다.

출산'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나 입대로 일상이 단절된 남성을 위한 어떤 방식의 보상과 배려는 필요하다. 그러나 꼭 취업 시 가산점을 보장하는 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느냐는 논란거리이다. 아직 일'가정 양립이 보편화되지 않은 우리나라 현실에서 임신'출산 후 자녀를 키우는 여성이 경력 단절 현상을 겪고, 젊은 남성들이 국방의무 때문에 학업 중단과 업력 단절을 겪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동등한 기회를 보편적으로 제공해야 할 취업의 기회가 출산 여성이나 군 복무 남성에게 가산점을 주는 방식으로 정리되면 다른 차별을 불러일으킨다. 출산 여성과 군 복무자가 아닌 장애인'군 미필자'싱글 여성에 대한 역차별과 불이익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임신'출산'육아를 위해 직장을 그만둔 여성이 다시 일을 하려고 하면 반드시 원대 복귀할 수 있도록 법제화하거나 직장 또는 지역 보육 시설을 늘리고, 육아 친화적인 직장 풍토를 만들어 재출발을 지원하는 것은 어떨까? 또 군 복무 남성에게는 군 경력만큼 호봉을 높여주고, 정년 연장을 보장하면 어떨까? 인생 100세 시대, 삶의 질과 직결되는 취업 전선에서 특정 계층이 특혜나 차별을 받는 입법 행위는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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