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휜 다리

10대 넘기면 치료 효과 줄어…초기엔 생활습관 개선도 효과

곧고 쭉 뻗은 각선미와 그런 다리로 걷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걸음걸이는 많은 사람들의 로망이다. 더욱이 자녀가 어릴 때부터 안짱걸음이나 팔자걸음을 걷는 것이 눈에 확연하다면? 부모 입장에서는 뼈가 더 고착화되기 전에 교정 치료 등의 방법을 통해서라도 곧은 다리와 올바른 걸음걸이를 갖도록 해주고 싶을 것이다. 어릴 때 습관을 잘못 들이면 쉽게 고칠 수 없을 뿐 아니라 평생 갈 수도 있다는 염려 때문이다. 주로 앉아서 생활하는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휜 다리 발병률이 서양이나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치료 없이 호전되기도 하지만, 심한 경우 아이가 자기 다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한다.

◆휜 다리가 잘 생기는 경우

흔히 'O자형 다리'와 'X자형 다리' 또는 '안짱걸음'이라고 하면 무릎 아래 종아리가 안쪽으로 휘는 '경골내염전'인 경우가 흔하다. 경골내염전이 있는지 쉽게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아이를 반듯이 눕히고, 무릎 뼈를 하늘로 향하게 했을 때 종아리가 안쪽으로 휘는지, 발끝이 하늘을 향하지 않고 안쪽으로 휘는지를 보면 된다.

무릎을 배에 붙이고 엎드려 잔다든지, 발을 안쪽으로 돌리고 엎드려 자는 아이, 그리고 다리를 엉덩이 뒤쪽으로 돌려 W자로 앉거나 꿇어앉는 아이는 경골내염전이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허벅지가 안쪽으로 휘는 '대퇴염전'이나 '대퇴전경'이 있다. 역시 W자로 앉거나 꿇어앉는 아이, 또는 어느 한쪽 다리를 다른 무릎 밑에 넣고 앉는 아이에게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이런 습관이 고쳐지지 않으면 치료를 해도 좋아지지 않는다.

◆발이 휜 다리의 원인?

'발 때문에 휜 다리가 된다'는 말은 정확하지 않다. 다만, 휜 다리를 가진 아이들은 대부분 안짱걸음으로 걷는다. 이를 '중족골내전'이나 '전족부내전'이라 한다. 발 뼈 자체가 안쪽으로 휘어 있는 아이의 경우 발 모양 때문에 안짱걸음을 걷게 된다.

발바닥을 봤을 때, 발뒤꿈치에서 발바닥의 중앙을 통과해 선을 그으면 정상적으로는 보통 2, 3번째 발가락 사이를 지나게 되는데, 이런 아이들은 3, 4번째 또는 4, 5번째 발가락 사이를 지나게 된다.

또 다른 확인방법으로는 벽에 발의 옆면을 붙이고 섰을 때 발뒤꿈치는 벽에 붙지만, 발가락 쪽이 벽에서 떨어져 있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이런 아이들이 경골내염전을 함께 가지는 경우가 많으며, 자라면서 그런 양상이 심해지기도 한다.

◆조기 발견이 중요

아이가 태어나면 대부분 처음엔 O자형 다리지만, 2, 3세쯤에는 X자를 보인다. 그러다가 취학할 나이가 되면 X자를 보였던 다리가 바르게 되는 과정을 겪는다. 그래서 'X자 다리도 기다리면 좋아진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경우가 다 정상으로 되는 건 아니다. 휜 다리 정도가 심하다든지, 다른 문제를 수반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경골내염전의 경우 2, 3세 된 아이가 지속적으로 안짱걸음을 하고, 발에 걸려 넘어지는 등의 증상이 있다면 발의 문제인지 다리의 문제인지를 구분한 뒤에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대퇴염전이나 대퇴전경의 경우 6세까지는 스트레칭 등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6세 이후에도 남아 있으면 교정기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인 경우도 있다.

또 허벅지나 종아리 부분의 문제 없이 순수하게 무릎이 붙어서 X자형 다리가 되는 경우 나이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똑바로 섰을 때 안쪽 복숭아 뼈 사이의 거리가 5~6㎝ 이상이면 저절로는 호전이 안 될 가능성이 높다. 무릎이 벌어져 2세 이후에도 무릎 사이가 5㎝ 이상 벌어지는 O자형 다리가 되면 교정 치료를 해야 한다.

교정 치료는 10대를 넘어가면 효과가 줄어들다. 따라서 의심이 된다면 전문의와 상의한 뒤 지켜볼 것인지, 치료를 시작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심하지 않은 경우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꿇어앉거나 엎드려 자는 습관을 고치고, 적절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휜 다리 치료 및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

도움말'손수민 영남대병원

척추센터 재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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