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90주년 대구YWCA, 한 단계 더 도약하라

지난 세기, 보수적 기질과 가부장적 성향이 강한 대구에서 여성들이 겪는 힘겨움과 억울함을 들어주며, 여성의 경제적 독립과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해 헌신해온 대구YWCA가 21일 창립 90주년을 맞이한다. 모든 것이 부족하고 어려운 가운데 사회적 약자 계층인 여성'청소년'어린이'노인 등을 대상으로 시대가 요구하는 이슈에 적극 개입하여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큰 성과를 올렸다. 그동안 대구YWCA 운동을 통해 여성 지위 향상과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여성 지도자들의 숨은 노고를 기억한다.

대구YWCA는 한국YWCA 창립 다음 해인 1923년, 대구 학생운동에 선도적으로 참여했던 개신교계 신명학교(현 신명고) 출신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이후 대구YWCA는 개신교계 바깥 회원들에게도 참여의 폭을 넓혀왔으며, 시대가 요구하는 가장 절실한 문제와 함께 고난을 마다 않고, 시민운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왔다. 몇 명으로 시작된 대구YWCA는 이제 회원만 해도 약 4천 명에 이르는 큰 시민단체이자 대구 여성운동의 상징으로 우뚝 섰다.

그동안 대구YWCA는 어려운 형편의 여성들에게는 일자리를, 직장 여성에게는 가사 지원을, 국제결혼 이주여성들에게는 지역 정착을, 불이익을 받는 소비자들을 위해서는 소비자보호운동을, 경력 단절 여성에게는 재취업을 위한 교육 지원을, 아껴 쓰고 나눠 쓰는 생활 실천을 위한 아나바다운동도 펼쳐왔다.

이제 100주년을 향해 다가가고 있는 대구YWCA는 한 단계 더 도약할 때이다. 과거 기업의 횡포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했듯이 이제는 물질 만능주의에 물든 시민들의 가치관을 재정립하여 성숙한 대구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여성들의 힘과 지혜를 엮어서 아름답고 행복한 대구 만들기의 중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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