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온 위철환 대한변호사협회장

"변호사 강제주의·사회적 약자 법률보호 등 관련법 제정 노력을"

위철환 대한변호사협회장이 24일 변협회장 차원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대구를 찾아 대구변호사회 집행부와 변협 운영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위철환 대한변호사협회장이 24일 변협회장 차원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대구를 찾아 대구변호사회 집행부와 변협 운영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대한민국의 '법조 수도', 대구에 와 마음이 설렙니다. "

위철환(55) 대한변호사협회장이 24일 대구를 찾았다. 대한변협회장의 대구 개별 방문은 변협 사상 처음이다. 위 회장은 "대구는 우리나라의 '법조 수도'와 같은 법조 중심도시"라며 "법조 수도를 방문하고, 석왕기 대구변호사회 회장님을 비롯한 집행부의 환대를 받게 돼 영광"이라며 방문 소감을 밝혔다.

위 회장은 전남 장흥 출신으로 광주광역시의 한 명문고 입학시험에 떨어진 뒤 무작정 서울로 올라가 신문배달과 구두닦이 등을 전전하다 뒤늦게 야간고교에 진학했고, 이때부터 공부에 매진해 서울교대에 입학, 교육자의 길로 들어섰다.

그러나 얼마 뒤 성균관대 법대 야간에 편입해 낮엔 교사, 밤엔 고시생으로서 생활하다 사법시험 28회로 합격, 사법연수원(18기)을 거쳐 법조인으로 변신했다. 대한변호사협회 부회장, 수원지방변호사회 회장 등을 역임한 뒤 올해 대한변호사협회 선거에서 초대 직선 협회장이자 지방변호사회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협회장에 선출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위 회장은 이날 대구변호사회 집행부와 간담회를 갖고 대한변협 운영 및 대구변호사회 건의 사항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뒤 경북대와 영남대 로스쿨을 찾아 특강과 간담회 시간을 가졌다.

그는 "사상 처음 치러진 직선제에서 부족한 저를 적극적으로 지지해 당선시켜 주셔 감사한 마음을 전하러 왔다"며 "회원 여러분께 일일이 찾아뵙고 감사 인사를 드리는 게 도리지만 매일신문 지면을 통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지방변호사회 출신 첫 대한변협회장이자 초대 직선제 협회장으로 주목받았던 위 회장은 2월 25일 취임 후 꼭 두 달이 지난 시점에서 '어깨가 무겁다'고 털어놨다. 지금까지 대한변협은 서울 중심, 사법시험 합격자 출신 중심으로 운영돼 왔지만 지금은 서울과 지방을 아울러 운영해야 하는데다 로스쿨 출신 법조인들까지 가세하면서 회원 요구 및 민원의 폭이 넓어지고 다양해졌다는 것.

위 회장은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대거 진출하면서 이들의 취업 문제가 새로운 문제로 떠올랐고 사시 출신과의 갈등도 적잖다"며 "변협 입장에선 모두 다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하는 만큼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위 회장의 목표는 변호사 강제주의와 법률구조제도, 프로보노(사회적 약자를 위해 제공하는 법률 서비스) 활동을 혼합해 관련법을 제정하는 것이다. 돈 없는 서민들도 민사 국선이나 민사 공선 등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

그는 "형사사건의 경우엔 국선변호사 제도가 있지만 민사는 여전히 돈 없인 변호사의 조력을 받지 못하고 있는 만큼 민사에도 변호사가 참여해 재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도록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또 "10여 년 전에도 논의된 적이 있지만 여건이 좋지 않았지만 지금은 젊은 변호사도 많고 법률구조 시스템도 갖춰진 만큼 제도를 만들 수 있는 적기"라며 "사법정의 실현과 법률 복지 서비스 제공, 청년 변호사 일자리 창출 등 '일거삼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로스쿨 논란'에 대해선 "로스쿨에 내재해 있는 문제를 보완해서 소외되고 돈 없는 사회적 취약 계층도 법조계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놔야 한다"고 했다.

지방변호사회 및 회원들의 소외감과 관련해서는 "지금은 서울변호사회가 소외되고 있다며 불만이 많다"고 우스갯소리를 한 뒤 "지방 변호사회 활성화를 위해 전국을 권역별로 나눠 연수 기회를 확충하고, 정부의 법률자문위원 선발 때 인구 비례로 지방에 기회를 주는 방안 등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또 "전국 지방변호사회와의 소통을 위해 지방변호사회 회장님들과도 분기별로 만나 현안을 잘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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