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의 눈] "소중한 우리가족 생명 심폐소생술로 지켜요"

"언제 닥칠지 모를 사고를 대비해 심폐소생술을 익힐 수 있어 뿌듯해요."

지난달 23일 대구소방안전본부에서 주최한 '일반인 심폐소생술 경연대회'에 일반인 한 가족 전원이 출전하여 화제다. 대구중앙고 3학년 김소연 양의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삼촌이 그 주인공.

소연 양은 지난해 대구마라톤에 참가했던 선수가 쓰러져 응급처치를 받지 못해 여러 달 고생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큰아버지로부터 전해들었다. '만약 우리가족이 쓰러지면 어떻게 할까'라는 생각이 들어, 소연 양은 경연대회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부모님을 졸라서 참가 신청을 했다.

소식을 전해들은 황정성 대구동부소방서장은 소연 양의 뜻을 높이 사 응급구조사 등 전문인을 제치고 이들을 참가시키기로 결정했다. 이 가족은 3주간에 걸쳐 동부소방서에서 119대원들로부터 심폐소생술과 제세동기 사용법 같은 응급처치요령을 배우고 익혔다.

정확한 동작을 규칙적으로 반복해야 하는 심폐소생술은 소방공무원도 힘들어한다. 황 서장은 간식거리 제공과 심야시간대에 안전하게 귀가토록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누군가 쓰러졌다고 도움을 요청하면 언제나 달려갈 겁니다"라며 수줍게 미소 짓는 소연 양은 학교에서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모범생이다.

보험회사 지점장으로 근무하는 어머니 최현임(50) 씨는 "평생 잊지 못할 좋은 기회를 준 동부소방서장님과 119대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일반인 심폐소생술 경연대회'에는 60여 명이 열띤 경쟁을 펼쳤으며, 입상한 3개 팀은 이달 9일 대구소방안전박람회 개최기간 중 열리는 전국대회에 출전하게 된다.

글'사진 정지극 시민기자 jung-gk@hanmail.net

멘토'이종민기자 chunghama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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