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잇단 강력사건…불티나는 女호신용품

일주일새 판매량 1.5배 급증

최근 대구 여대생 피살사건 등 강력범죄가 발생하면서 가스총, 전기충격기, 스프레이 등 각종 호신용품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3일 대구 한 총포사에서 여성들이 호신용품을 고르며 사용법을 배우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최근 대구 여대생 피살사건 등 강력범죄가 발생하면서 가스총, 전기충격기, 스프레이 등 각종 호신용품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3일 대구 한 총포사에서 여성들이 호신용품을 고르며 사용법을 배우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대구 여대생과 의성 여성 검침원 살해 사건 같은 여성을 상대로 한 강력범죄가 잇따르면서 호신용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한 총포사에 따르면 호신용 스프레이 판매량이 최근 1주일 동안 1.5배가량 늘었다. 특히 휴대하기 쉽고 경찰에 신고할 필요가 없는 여성 립스틱 모양의 최루액 스프레이가 잘 팔린다. 가격도 2만원에서 10만원까지 다양한 편이다. 이 밖에도 가스총과 전기충격기 등에 대해 문의하는 사람들도 2배 이상 늘었다.

호신용품 구매 열기는 온라인에서도 뜨겁다. 온라인쇼핑몰 O업체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호신용품 판매량은 전달 대비 30~40%가량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절반이 20, 30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찾는 제품은 1천~3천원인 목에 거는 호신용 호루라기와 1만원 안팎으로 가방이나 핸드폰에 달 수 있는 휴대용 경보기 등이다.

방범용품에 대한 관심도 증가했다. 방범용 CCTV 카메라 판매량은 같은 기간 50~60% 이상 증가했다. 온라인쇼핑몰 G업체에 따르면 지난달 호신용품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0~70%가량 증가했고, 보안 및 안전용품은 100% 이상 급증했다.

인터넷 쇼핑몰 관계자는 "최근 여성을 대상으로 한 강력 범죄가 발생하면서 불안감을 느낀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호신용품을 구입하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노출이 심한 여름철이 되면 호신용품을 더 많이 찾는 것을 감안하면 당분간 호신용품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호신용품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간단하게 스마트폰으로 이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도 관심을 끌고 있다. 밤늦게 혼자 택시를 타는 여성들을 위한 앱은 택시를 탈 때 주위 사람에게 택시번호를 전송하고 운행 중에는 수시로 위치정보를 보내준다. 주변의 범죄 위험인물을 알려주는 앱도 있어, 범죄 발생 통계를 통해 지역과 나이, 요일, 시간에 따라 범죄 발생 가능성을 수치화한 범죄지수를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김연주(32'여'대구 수성구 만촌동) 씨는 "호신용품을 당장 구입하기에는 부담이 돼 귀가 때 위치를 가족에게 알려주는 앱과 스마트폰을 흔들면 위치정보가 전송되는 앱을 설치했다"며 "왠지 든든한 기분이 들고 특히 가족들이 안심할 수 있어서 좋아한다"고 했다.

대구경찰청 한 관계자는 "불안감으로 시민들 스스로 안전을 지키기 위해 찾는 호신용품이 범죄자를 완전하게 제압할 수는 없다"며 "호신용품의 섣부른 사용이 상대방을 자극해 역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으니 위급한 상황을 휴대전화로 알리면 경찰이 곧바로 출동하는 '국민안심서비스' 등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당부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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