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오는 음력 5월 5일로 일년 중에서 가장 양기가 왕성한 날이라 해서 예로부터 큰 명절로 생각해 여러가지 풍속과 행사가 행해졌다.
각 가정에서는 몸과 집 주위를 청결히 한 후 부락단위의 동제형식으로 귀신을 물리치고 풍년을 기원했다. 여자들은 창포를 삶은 물로 머리를 감고, 창포 잎을 머리에 꽂았다. 규방에만 갖혀 있던 여자들은 집 밖으로 나와 그네 뛰기를 하고, 남자들은 씨름으로 체력을 발산시켰다. 또 탈놀이 등 여러가지 민속연희를 즐기기도 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농촌마을 곳곳에서는 단오행사가 열렸으나 지금은 거의 사리지고 없다. 하지만 자인 단오는 1969년 당시 영남대 김택규 교수가 '여원무 조사 보고'라는 내용으로 당시 문화재관리국에 조사 보고해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진 이후 매년 단오절에 자인단오제를 열어 전승'보전하고 있다.
◆경산자인단오제는 방대한 형태의 고을 굿이다
경산자인단오제의 유래는 9세기 전후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왜구들이 자인의 도천산에서 성을 쌓고 기거하면서 주민들을 괴롭히자 한 장군이 이들을 섬멸하기 위해 그의 누이와 함께 버들못 둑에서 꽃관을 쓰고 광대들의 풍악에 맞춰 지역의 장정들과 춤을 추면서 왜구들을 못 둑으로 유인해 섬멸하였다고 전해진다. 이때 한 장군 오누이가 함께 추었던 춤을 여원무(한장군놀이)라고 부른다.
한 장군이 죽은 후에 자인 주민들는 그의 충의를 추앙하여 여러 곳에 사당을 세웠고, 단오절에 추모 제사를 모신 후 여원무와 배우 잡희, 무당굿, 씨름, 그네 등 다채로운 민속놀이를 즐겼는데 이것이 지금까지 전승되고 있는 자인단오의 시작이라는 것.
경산자인단오제의 특징은 자인면 지역 주민들이 고을 수호신인 한 장군에게 행하는 제례의식과 자인단오 굿, 호장군 행렬, 여원무, 팔광대, 계정들소리, 씨름, 그네 등의 각종 민속연희를 연출해 행하는 방대한 형태의 고을 굿으로, 지역의 독특한 전통 민속 문화예술 행사로 전승 발전시켜 오고 있다.
한 장군놀이가 1971년 중요무형문화재 제44호로 지정됐다. 1991년부터는 자인단오제, 1996년부터는 자인단오-한 장군놀이, 2007년부터는 경산자인단오제로 명칭이 변경돼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올해 자인단오제는 '한 장군 남매와 함께하는 희망의 어울림'
올해로 제38회째를 맞는 경산자인단오제는 단오절인 13일부터 15일까지 경산 자인면 계정숲 일원에서 '한 장군 남매와 함께하는 희망 어울림'라는 부제로 성대하게 막을 올린다.
13일 자인단오제 개막일에는 자인지역의 수호신인 한 장군의 충의를 기리는 제례인 한 장군제를 시작으로 여원무 공연, 자인단오 굿, 팔광대놀이 등 매년 단오날 전승되어 오는 자인 지역만의 독특한 전통민속놀이를 한다.
특히 여원무는 화관의 높이가 3m나 되고 춤사위도 매우 독특해서 예술적인 가치가 높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경산여자상업고 150여 명의 학생들이 여원무를 추었으나 학생 동원의 문제 등으로 이제는 자인면 부녀회원 등 60여 명이 추고 있다.
14일에는 중요무형문화재 제43호 수영야류 공연과 전통상여행렬 시연 등이 펼져진다. 마지막날(15일)에는 중요무형문화재 제8호 강강술래, 제58호 줄타기 공연, 창극 배비장전 등 전통 문화 행사에 걸맞은 수준 높은 공연에 이어 설운도, 김연자, 김범룡 등 국내 유명 가수들이 출연하는 자인단오음악회가 대미를 장식한다.
체험행사로는 3일 내내 평소 전통 행사를 쉽게 접할 수 없는 어린이들을 위해 한 장군 남매 캐릭터 인형을 제작해 친근감을 주고 윷놀이, 제기차기, 투호놀이, 그네뛰기, 창포 머리감기 등의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부대행사로 자인단오 씨름'미술'사진촬영 대회와 옛 경산 및 단오사진 전시 등이 준비됐다.
경산자인단오보존회 안명욱 이사장은 "올해 자인단오제는 그동안 전통적으로 연행해 왔던 여원무, 팔광대, 계정들소리,자인단오 굿 등 민속연희를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다 세 종류의 중요무형문화재 공연, 어린이들을 위한 인형극 공연과 매직 버블쇼, 각종 체험행사를 통해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행사가 되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자인 주변에 가볼만 한 곳
경산자인단오제가 열리는 자인 계정숲은 우리나라에서도 보기 드문 평지에 가까운 자연숲으로, 구릉지에 남아 있는 천연림군락으로서는 경상북도는 물론 국내에서도 보기 드문 것이다. 이 때문에 1997년 경상북도기념물 제123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 숲 내에는 한 장군의 묘와 사당, 자인단오제보존회 전수회관이 있고, 조선시대의 전통관아인 자인현청의 본관이 보존되어 있어 이곳을 찾는 이들로 하여금 또 다른 문화유적과 민속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굴참나무, 이팝나무, 말채나무, 참느릅나무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특히 이팝나무가 만개하면 흰 구름 같은 꽃들이 장관을 이룬다. 이 숲은 학생들의 소풍 장소로, 어른들의 사색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자인에서 용성으로 가면 구룡산 자락에 반룡사가 있다. 이 절은 신라때 원효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예로부터 관음기도처로 널리 알려졌다. 이 절은 확트인 전경과 석양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남산면 반곡리에는 반곡지가 사계절 아름다운 풍광으로 사람들을 맞는다. 이곳은 수백 년 묵은 왕버드나무 수십 그루가 저수지에 반영되어 환상적인 풍광을 자아낸다. 특히 봄철 이 저수지 주변에 흐드러지게 핀 복사꽃과 어우러진 풍광, 겨울철의 설경 등 계절마다 색다른 아름다움을 드러내 전국의 사진작가들의 출사지(出寫地)로도 유명하다.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경상북도 사진찍기 좋은 녹색명소'로 선정됐을 정도다.
또 남산면 인흥리 일원에는 삼성현 역사문화공원을 조성중이다. 경산에서 출생한 것으로 알려진 원효'설총'일연선사를 테마로 이들과 관련된 유물과 자료를 전시하는 역사'문화 체험공간과 야외공연장과 전시장,수변테크 등 휴식공간을 조성해 경산'대구 시민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역사문화공원으로 만들고 있다.
자인에서 경산시내 방향으로 오는 중간에 평산동에는 1942년 폐광된 코발트광산이 있다. 이 폐광은 일제가 태평양전쟁에 소요되는 군사용 코발트를 공급하던 대표적인 식민 수탈지로, 이 폐광 갱도와 대원골에는 6'25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7월 인민군을 도와 후방을 교란할 우려가 있다며 경산과 청도'영천'대구 등 인근 지역의 국민보도연맹원과 대구형무소 수감자들을 끌고와 집단 학살한 아픈 역사 현장이다. 경산시에서는 이 일대에 '경산 코발트광산 역사체험 관광지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최영조 경산시장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함께 우리의 전통문화유산인 경산자인단오제를 보고 즐기고. 이를 더욱 더 전승 발전시켜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대표 단오 행사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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