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의 삶, 그림으로 배우다/조인수 지음/다섯수레 펴냄
그림을 통해 사람과 역사를 이야기해온 한국예술종합학교 조인수 교수가 한국 회화사에서 중요하게 거론되는 인물화 50점을 선정해, 인물화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옛 그림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산수화이지만 오래전 그림이 처음 나타나 발달하기 시작했을 때는 인물화를 더 중요하게 여겼다.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 인물화가 높은 수준으로 발달했는데, 초상화를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인물화가 꾸준히 그려졌다.
초상화는 인물을 실물과 똑같이 그린다. 기억할 만한 인물을 기록으로 남겨 교훈으로 삼기 위해서다. 조선시대에는 특히 훌륭한 초상화가 많이 그려졌기 때문에 '초상화 왕국'이라 불릴 만하다. 인물을 실물 크기로 크게 그렸고 색깔도 화려해서 보기에 좋다.
고사인물화는 역사 속 이야기나 문학 작품의 내용 중 모범이 되거나 흥미로운 인물을 주인공으로 그린 것이다. 조선시대 김명국, 정선, 김홍도, 장승업 같은 뛰어난 화가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옛이야기를 즐겨 그렸다. 또 불교나 도교와 관련된 내용이 포함된다.
도석인물화는 노자에서 비롯된 도교와 석가모니를 모시는 불교와 관련된 신들이나 종교 인물을 주제로 삼는다. 도교는 중국 고유의 종교이며 불교는 인도에서 전파됐다. 한국에서는 일찍이 삼국시대부터 도교와 불교가 번성하면서 도석인물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양반사대부들은 무병장수를 소망하면서 신선도를 좋아했다. 김홍도, 심사정, 장승업 같은 유명 화가들이 신통력으로 도술을 부리는 신선을 소재로 흥미로운 작업을 많이 남겼다. 이 책은 난해한 설명이나 복잡한 구성을 탈피해 큰 도판으로 그림을 잘 감상할 수 있다. 1만9천800원, 120쪽.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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