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여행정신

여행정신/장 피에르 나디르'도미니크 외드 지음/이소영 옮김/책세상 펴냄

흔히 볼 수 있는 여행책자와는 사뭇 다른 신개념의 여행안내서다. 여행지나 여정에 따라 감상을 써내려간 여행 에세이도 아니고 '나 여기 갔다 왔네'를 입증해 줄 흔한 사진 한 장 없다. A부터 Z까지 250개의 여행과 관련한 항목들을 알파벳 순서에 따라 사전 형식으로 서술하면서 여행 자체를 사유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역사와 문화를 넘나드는 다양한 지식과 생생한 정보, 흥미진진한 경험담을 담은 '여행서'임이 분명하다는 사실. 사진 한 장 없이도 여행의 메마르지 않은 가능성과 매력을 상상하게 한다.

사실 우리는 방랑과도 같은 여행을 동경하면서도 정작 여행을 떠날 때는 관광 가이드북에 의존해 더 이상 무엇을 꿈꿔야 하는지도 잊어버린 채 정해진 장소만 찾아다니곤 한다. 저마다 여행이 아닌 모두 판에 박은 듯 똑같은 여행을 할 뿐이다. 그래서 이 책은 '가이드북'을 일컬어 "예전에는 성경책처럼 귀하게 여겨졌지만 이제는 제공되는 정보의 수준이나 인터넷상에서 접하는 무료 정보에 비해 턱없이 비싼 가격 탓에 구닥다리가 돼버려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적었다.

이 책은 정해진 장소로 무리 지어 몰려다니는 단체 관광 대신 여행자를 매혹하는 드넓은 세계로의 자유로운 여행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여행의 본질과 다양한 경험을 들려준다. 책의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어내려갈 필요없이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어도 흥미롭다는 것도 장점. 일견 무용해 보이는 단어들을 하나하나 끄집어낼 때마다, 우리는 자신의 여행을 되돌아보고 우리가 무엇 때문에 여행하려 하는지 성찰하며 어떻게 여행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352쪽, 1만5천원.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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