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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초 이야기] 허송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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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은 난을 잘 키우지 못한다. 오죽하면 죽어도 크게 슬퍼하지도 않는 것 같다. 선물을 준 사람의 마음과 정성을 생각해서라도 잘 길러야 할 의무도 있다. 비록 10만원짜리 난을 선물 받았더라도 10만원짜리 예쁜 강아지를 선물 받은 것과 같이 생각해 기르면 얼마나 좋을까?

소득이 높아지면 취미생활을 하는 사람이 많다. 취미에 처음 입문할 때는 대부분 레슨을 받는다. 그러나 책이나 어깨 너머의 방법 등으로 공부를 하고 실력을 쌓아가는 사람도 있다. 난초도 정확한 개념과 재배 기술을 배우지 않고 입문을 하면 허송세월을 보내게 된다. 소극적 참여보다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기르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

필자는 과거 난을 제대로 배우려고 정정은 선생님의 제자로 들어가 2년간 공부한 결과 오늘날 명장이 되었다. 아는 것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즐거운 것이 세상의 이치이다. 난초 가꾸기에 있어 단순히 안 죽이고 기르는 정도라면 배울 것도 크게 없다. 그래서 불사초(不死草)라 했다. 여름철 물을 매일 주고 분갈이를 전문점에서 연 1회 하고 겨울에 얼리지 않으면 거의 죽지 않는다. 그러나 남들보다 잘 기르고 잘 만들고 깊은 경지까지 도달해 본인의 기술적 만족도를 높여 남들보다 훨씬 즐거운 애란 생활을 하려면 많이 알아야 한다. 필자는 한국 춘란을 가르쳐 주는 난 아카데미를 1999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수강료가 비싸지만 난초를 제대로 배우려고 전국에서 많은 분이 수강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난 애호가들은 귀동냥과 인터넷 정보에 의존해 기르고 있다. 정석과 비(非) 정석은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잘 아는 선배 두 분 중 한 분은 15년 전 난초 기르는 방법을 어느 정도 터득했을 때 제대로 시작하겠다고 했는데 아직도 산채만 다니며 주변만 맴돌고 있다. 다른 선배 한 분은 5년 전 레슨을 받고 정식으로 입문했다. 현재 15년간 허송세월을 한 선배는 후회를 하고, 한 분은 벌써 큰 대회의 심사위원이 되었다. 경력과 실력은 비례하지 않는다. 내공 없는 기간은 허송세월일 수 있다.

이대건(난초 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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