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명 합쳐 50승…삼성, 철벽 토종 선발 '4'

'야구는 투수놀음이다.'한'미'일 프로야구사에서 이 등식을 깨고 우승한 팀을 찾기는 쉽지 않다.

삼성 라이온즈 역시 투수력을 바탕으로 한 '지키는 야구'를 앞세워 2011'2012'2013년 프로야구 정규시즌을 사상 처음으로 3연패했다.

하지만, 삼성은 올 시즌 '투수 왕국'의 명성을 잃을 뻔했다. 불펜 약화와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은 시즌 내내 삼성을 흔들었다. 중심을 잡고 나아갈 수 있었던 건 배영수'윤성환'장원삼'차우찬 등 토종 선발 4명의 활약 덕분이었다.

시즌을 시작하기도 전에 대다수 야구전문가는 삼성을 향해 "지난 시즌에 비해 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내뱉었다. '지키는 야구'로 마운드의 철옹성을 쌓았던 불펜에 커다란 구멍이 발견됐기 때문이었다. 불펜을 이끌었던 정현욱이 LG로 이적했고, 권오준은 수술로 시즌을 통째로 접었다.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안지만도 제자리를 찾으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이 때문에 선발진에 더 큰 책임이 주어졌고, 토종 선발 4명이 그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배영수는 수술과 재활의 긴 터널에서 빠져나와 올 시즌 14승을 거둬 2004년 이후 데뷔 두 번째로 공동 다승왕을 눈앞에 둘 만큼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배영수는 시즌 초반 삼성이 투타 불균형으로 고전할 때 4월 3승, 5월 4승으로 버팀목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해 9승에 그쳤던 윤성환은 올 시즌 다승 공동 2위를 달리며 에이스 몫을 하고 있다. 13승으로 2년 만에 두 자리 승수에 복귀하며 마운드에 힘을 실었다. 지난해 다승왕 장원삼은 홀수해만 되면 부진한 징크스를 깨는 역투 속에 13승을 챙겼고,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전천후 임무를 받은 차우찬도 10승을 수확, 투수 왕국 삼성 마운드의 명성을 지켰다.

이들 4명은 로드리게스의 퇴출, 카리대의 부진으로 외국인 선수 1명으로 경기를 치러야 했던 후반기 공백을 메우며 50승을 합작, 삼성이 거둔 75승의 66.7%를 책임졌다. 삼성은 4명의 투수가 10승 이상씩을 거둔 유일한 팀으로 이름을 올렸다.

한 팀에서 토종 10승 투수 4명이 나온 것은 1999년 삼성(노장진 15승'임창용 13승'김상진 12승'김진웅 11승) 이후 14년 만으로 올 시즌 이들의 활약이 얼마나 두드러졌는지를 말해준다.

불펜 공백과 외국인선수 부진 등 두 가지 악재를 해결한 토종 선발진. 이들이 시즌 막판까지 부상 없이 마운드를 지켜낸 덕분에 삼성은 마지막에 웃을 수 있었고, 3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이라는 프로야구 최초의 기록을 남길 수 있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