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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신공항 무산 짜맞춘 수요조사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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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공항 국제선 수요 2015년 돼야 410만명"…작년 400만명 넘어

2011년 3월 정부의 남부권 신공항 백지화 조치가 잘못된 수요조사 결과에 근거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2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은 "2010년 한국교통연구원이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계획'에서 발표한 김해공항 국내외선 예상 수요가 실제 수요보다 적게 예측돼 결국 남부권 신공항 백지화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당시 김해공항 2015년 항공 수요를 국내선 약 440만 명, 국제선 약 410만 명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지난해인 2012년 김해공항 이용객은 국내선 약 510만 명, 국제선 약 4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2015년에는 교통연구원의 예상 수요를 훨씬 초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1년 신공항 백지화의 근거가 된 국토연구원의 수요 자료는 교통연구원의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계획'을 근거로 작성됐다.

조 의원은 "2011년 남부권 주민의 염원인 동남권 신공항이 국토연구원의 '납득할 수 없는' 수요조사 때문에 '백지화'됐다"며 "당시 국토연구원의 '동남권 신공항 개발의 타당성 및 입지조사 연구'는 지금까지도 이해할 수도 설득되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당시 국토교통부는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 모두 신국제공항을 짓기에는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밀양과 가덕도 모두 경제적 타당성(비용 대비 편익, B/C)이 밀양은 0.73, 가덕도는 0.7로 1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총사업비 규모는 밀양이 10조3천억원, 가덕도가 9조8천억원으로 분석됐다. 인천공항 이용객 전환 수요는 밀양이 360만 명, 가덕도는 350만 명이었다.

조 의원은 이어 김경철 한국교통연구원장을 불러 세워 '경고장'을 꺼냈다.

조 의원은 "교통연구원이 앞으로 할 항공 수요조사 결과는 분명히 남부권 주민이 납득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정확성과 객관성을 띠어야 할 것"이라며 "국토연구원과 교통연구원이 정부의 입맛에 맞는 정책보고서를 만들어 남부권 주민의 분노를 불러왔고 결과적으로 엄청난 국력을 낭비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진행 중인 신공항 수요조사에는 유발수요와 전환수요를 철저히 따져 객관성, 투명성, 공정성을 담보해 달라"고 주장했다. 유발수요는 공항 접근성과 공항 서비스 개선, 항공노선과 취항 횟수 증가 등 서비스 개선을 통해 추가로 발생하는 수요이고, 전환수요는 김해공항, 인천공항 등 다른 공항을 이용하던 수요가 신공항으로 전환되는 수요다.

한편, 지난 8월 남부권 신공항 항공 수요조사 연구 용역 업체로 교통연구원(KOTI)이 선정된 것을 두고 '공정성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총용역비가 8억원이나 되는 대형 프로젝트에 교통연구원이 '단독 입찰'해 '용역을 따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국내 유수의 각 연구기관이 알아서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교통연구원은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이어서 국토부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공정성 담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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