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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읽기] 러시아 시인들의 꿈·사랑·삶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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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러시아 명시 100선'/ 최선 편역/ 북오션 펴냄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면/ 믿어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알렉산드르 푸시킨)

푸시킨, 예세닌, 파스테르나크 등 러시아 대문호들이 들려주는 삶, 조국, 사랑, 시인, 자연에 대한 경이로운 예찬을 모아놓은 시선집이다. 알렉산드르 푸시킨이 쓴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비롯해 18~20세기 러시아 문학의 대표적인 시를 모았다.

이 책은 한국인의 정서와 가장 유사한 감정을 노래한다는 러시아의 명시 100편을 국내 최초로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 최선 교수가 직접 엄선해 아름다운 우리말로 소개하고 감상을 덧붙였다.

18세기 말 러시아 시의 형식이 로모노소프에 의해 확립된 이후 번역과 모방의 시기를 거치며, 자기 세계를 이루어 나간 시인들(데르자빈, 주코프스키, 바튜슈코프)을 선배로 삼았다. 이후 러시아 시의 황금시대를 이룬 시인들 및 그 후예(푸시킨, 바라틴스키, 레르몬토프, 튜체프, 네크라소프, 페트 등)와 19세기 후반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등의 위대한 러시아 소설 시대를 지난 러시아 시의 백은시대(19세기 말∼20세기 초)에 시를 쓰기 시작한 주요 시인들(블록, 파스테르나크, 예세닌, 마야코프스키, 만델슈탐 등)의 시까지 총망라하고 있다.

저자는 이 명시를 고르며, "러시아의 대문호 및 시인들은 러시아인으로서의 긍지와 책임감을 느끼며 진정한 지성으로서의 소명의식을 가지고, 궁핍하고도 풍요로운 조국에서 사랑과 희망을 가슴에 품고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고 있어, 어려운 시절을 보낸 우리나라의 감성과도 맞닿아 있는 것 같다"고 소개했다.

이 시집은 삶, 조국, 사랑, 시인, 자연의 다섯 테마로 구성돼 있다. 제1장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푸시킨의 대표적인 이 시를 첫 시작으로 삶에 관한 다양한 감성이 묻어 있는 시들로 채워져 있다. 제2장은 '오, 그대는 궁핍하고도 풍요로워라'. 러시아의 경제상황은 어렵지만 조국이 품는 희망을 생각하면 풍요롭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시들이다. 제3장은 '내 가슴 저리고…, 내 슬픔 찬란하오'로 러시아 시인들의 사랑과 연민을 담았다. 제4장은 '잔혹한 시대에 자유를 외쳤고'. 조국의 현실과 미래를 내다봤다. 제5장은 '지평선 멀리 하늘 품속 나무들의 속삭임'. 러시아인들과 시인들의 꿈과 비전을 속삭인다. 312쪽, 1만5천원.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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