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은 배우 김우빈(24)에게 절대 잊을 수 없는 해가 될 게 분명하다. 드라마 '학교 2013'에서 빛을 봤던 그는 최근 끝난 SBS 수목극 '상속자들'을 통해 엄청난 팬이 생겼다. '서브'였는데 주인공만큼 빛났다. 이민호에게 미안해 해야 할 정도다. "현장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는 말로 미안함 대신 고마움을 표현한 김우빈.
그는 "김은숙 작가님이 써준 대로 했을 뿐"이라며 웃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영도가 나쁜 아이로 비치고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을 텐데, 작가님 덕분에 굉장히 멋지고 관심받을 수 있는 캐릭터를 연기한 것 같다"고 좋아했다. 김우빈은 은상(박신혜)과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굉장히 만족한 설정"이라고 했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영도가 은상을 통해 여자에 대해 알았으니 좀 더 다양한 여성을 만날 것 같다. 시간이 지나 호텔 제우스를 상속하는 날이 가까워지면서 여유로워지지 않을까"라고 자신의 분신을 대변했다.
##드라마 속 실연 겪으며 차가운 이미지 '반전'
김우빈과 김은숙 작가의 인연은 드라마 '신사의 품격'이 시작이다. 김우빈의 매력을 좀 더 드러내 보이지 못한 걸 아쉬워했는지 김 작가는 바로 작품에 그를 기용했다. "솔직히 '신사의 품격'이 끝나고 아쉬움이 많이 남았어요. 많이 떨어 연기를 잘 못했죠. 나중에 조금 더 성장해 작가님과 다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바로 불러주셔서 한 신 한 신 고민하고 노력했죠. 굉장히 믿어줬고 칭찬도 많이 해주셨어요. 그 믿음을 배신하고 싶진 않았어요."
시청자들이 영도를 좋아한 이유에 대해 묻자 그는 "사랑의 감정에 동화된 때문 아닐까"라고 짚었다. "처음에는 굉장히 못된 친구로만 그려졌는데 짝사랑하는 모습이 잘 보인 것 같아요. 짝사랑은 누구나 한 번 겪어볼 수 있는 흔한 것이잖아요. 또 영도의 엄마를 향한 마음, 사랑도 공감을 많이 하지 않았을까요?"
김우빈은 "중학교 3학년 때, 학원의 과학 선생님을 좋아한 적이 있는데 보충수업을 일부러 해달라고 해 주말에 1대1 수업을 하기도 했다. 과거 일이 새록새록 떠오른다"며 자신의 경험도 전했다. 영도와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사랑법이다. "현실의 저는 이성이든 동성이든 '사랑한다'는 말을 잘해요. '좋으면 좋다'고도 잘 얘기하고요. 어릴 때부터 형들을 좋아했는데요. 형들과 어울리는 것 좋아하고, 동생들 챙기는 것도 좋아했죠. 안부 문자를 할 때도 '사랑합니다. 사랑해요 형'이라든가 아니면 하트 표시를 넣어 보내기도 하거든요."(웃음)
김우빈은 사실 연기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모델을 하다가 모델학과 교수가 되는 게 목표"였다. "중1 때부터 모델을 꿈꿨는데 부모님이 응원해주고 허락해줬다"는 그는 "모델 에이전시에서 진행하는 연기 수업도 안 나갔다"며 "하지만 몇몇 광고 미팅을 하다 보니 연기력이 필요하더라. 광고를 위해서라도 조금 필요한 걸 알고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자신의 꿈이 바뀌지는 않았다. "후배들에게 내가 겪어온 일들, 나름의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다"며 "지금도 모델을 꿈꾸는 학과 후배들에게 약간의 도움이 될까하고 경험담을 들려주려 가끔 학교에 가 특강 같은 걸 한다"고 말했다. 이어 "행복한 일인 것 같다"며 "하고 싶은 일을 계속할 수 있고, 또 나와 같은 일을 원하는 이에게 뭔가를 전할 수 있는 것 좋은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아울러 "좋은 배우가 되는 것도 꿈 중의 하나"라고 덧붙였다.
김우빈은 '학교 2013'에서 동갑내기 배우 이종석과 환상의 호흡을 맞춰 사랑받았다. 이후 두 사람은 각각의 드라마와 영화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김우빈은 두 사람이 라이벌 같다고 하니 "내가 감히 누굴 거론할 연기 경력은 안 된다"고 손사래 쳤다.
"많은 분이 종석이와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데 전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종석이는 모델로나 배우로나 늘 선배죠. 나이가 같은 친구일 뿐이에요. 종석이한테 정말 많이 배웠고, 지금도 그래요. 서로 같이 웃을 일, 축하해 줄 일도 많으면 좋겠어요. 지금 저는 선배를 따라가는 것이죠."(웃음)
모델 출신 연기자 성준이나 김영광 등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경쟁한다는 생각보다는 서로에게 힘이 되는 것 같다. 같은 입장에 있으니 조언이나 경험담을 얘기하는 건 좋은 것 같다. 어느새 조금씩 성장해 가면서 서로 도와줄 일도 생기고 웃을 일이 많으니 정말 좋고, 행복하다"고 했다.
김우빈의 과거 모습은 솔직히 다가가기 힘든, 차가운 이미지다. 그도 인정하는 바다. "대학 때 같은 학과 네 명과 기숙사를 썼어요. 한 달 정도 같이 살다가 한 친구가 '현중아(김우빈 본명), 한 달 동안 살면서 내가 먼저 말 건 적은 없었어'라는 말을 들었죠. 그때 인상이 그랬나 봐요. 요즘 좋은 생각을 많이 하려고 해요. 하하하."
이제는 대중에 익숙해져 친근해졌다. '공룡'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그는 "'데스노트'의 류크보다는 좋다"며 "모델로 무대 위에 서면 쇼를 하는 거니까 화장을 짙게 하는데 류크 느낌이 있었다. 내가 봐도 닮았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은데 뭔지 알겠더라. 그래도 기사가 났을 때는 기분이 좋지는 않더라"고 솔직한 마음을 토로했다.
##대경대 다니며 익힌 선배예의…지금도 배운대로
김우빈은 배우 전도연, 임창정 등 선배 배우들로부터 많은 칭찬을 들었다. 눈여겨보는 후배로 그를 꼽는다. 김우빈은 "후배가 선배들한테 잘한다는 말은 당연한 것 같다. 부모님한테도 그렇게 배웠다"고 했다. 또 "(대경대) 모델학과 진학을 했는데 선후배 관계가 굉장히 엄격했다"며 "나보다 경험도 많고, 더 많은 것을 아니 예의를 갖추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상속자들'과 '친구2', '학교2013' 등을 통해 계속 비슷한 역할을 하는 데 그에 대한 우려도 있지 않을까. "그런 말을 많이 듣는데 저는 계속 다른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끝나고 나면 항상 아쉬움이 있거든요? 그걸 만회할 기회가 오니 좋아요. 특히 학생 역할은 지금 아니면 못하는 거니까요(웃음). 물론 아직 신인이고 못해본 것도 많은데 다양하게 경험하고 싶기도 해요. 또 예전에 시트콤('뱀파이어 아이돌')을 한 적이 있어서 망가지는 역할에 대한 두려움도 없어요. 극 중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답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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