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부담 탓에 학교 교실의 냉'난방을 제대로 못 하던 상황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교육부는 올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가운데 학교교육과정운영비 명목의 금액을 800억원 늘려 각 초'중'고교가 전기요금을 내는 데 쓰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용 평균 전기요금(2012년 12월 기준)은 ㎾h당 108.8원. 주택용 전기요금(㎾h당 123.7원)보다 싸지만 산업용 전기요금(㎾h당 92.8원)보다는 비싸다. 학교로선 교육용 전기요금이 적지 않은 부담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한국교총)가 최근 1천58개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실시한 교육용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 실태조사 결과, 응답 학교의 96.7%가 전기요금이 가장 부담스러운 공공요금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로 인해 학교 현장에선 냉'난방을 제대로 할 수 없어 '찜통 교실' '냉동 교실'이 연출되는 상황이 빚어졌다. 지난해 여름 폭염경보가 계속될 정도로 무더위에 시달리던 대구 경우 각 학교가 전기요금 부담 탓에 냉방 장치를 가동하기 쉽지 않자 대구시교육청이 나서 각 중학교에 개학을 연기하라고 권하기도 했다.
수성구 A고는 월평균 800만원의 전기요금을 내는 곳. 하지만 무더위와 추위가 심할 시기에는 냉'난방 장치를 가동하는 바람에 1천만원 가까이 전기요금을 내야 한다. 이 학교 관계자는 "학교 전체 운영비의 15% 내외를 전기요금 내는 데 쓰고 있다"며 "냉'난방 장치를 제때 가동해 더위와 추위를 확실히 쫓는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형편"이라고 했다.
교육부는 또 학교 전기요금을 현재보다 4% 낮추는 방안을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의하고 있다. 이 방안이 시행될 경우 전체 학교는 300억원의 전기요금 부담을 던다. 결국 올해 학교 전기요금 추가 지원 규모는 전체 학교 전기요금의 약 22%인 1천100억원으로 확대된다. 각 학교의 전기요금이 연간 1천만원씩 추가 지원되는 것이다.
한국교총은 현재 교육용 전기요금을 산업용 전기요금의 70~80% 수준으로 낮추거나 산업용 전기요금을 넘지 않는 범위로 정하는 '전기사업법 개정안'이 하루빨리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교총 관계자는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 부담이 너무 커 교육 활동에 쓸 예산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전기요금 지원도 좋지만 중장기적으로 교육용 전기요금을 현재보다 더 내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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