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지사 수성에 나서는 김관용 지사와 첫 도전을 선언한 박승호 포항시장이 5일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 만났다. 박 시장이 도지사 선거를 위해 8년간 재임한 시장직에서 물러나는 퇴임식 자리였다.
박 시장은 공식적인 퇴임식 행사에 상급 기관장인 도지사를 초청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김 지사도 8년간 시정을 이끈 시장의 퇴임을 축하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출마 선언 이후 만남이라는 상징성이 더해지면서 행사장을 찾은 많은 사람들에게 볼거리와 이야깃거리가 되기에는 충분했다.
김 지사는 행사 시작 전 문화예술회관 2층에 마련된 접견실에서 박 시장과 만나 악수를 나누며 간단한 덕담을 주고받은 뒤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등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박 시장을 찾아 인사하는 손님들이 몰리면서 김 지사가 한쪽으로 물러선 탓에 두 사람 사이에 더 이상 대화는 없었다. 퇴임식 자리에서 김 지사가 300만 도민을 대표해 박 시장의 노고를 치하하는 공로패를 전달하는 것으로 두 사람의 공식적 만남은 끝났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박 시장에게 "원하시는 모든 것이 잘 되기를 바란다"고 말해 한바탕 폭소를 자아냈다.
김 지사는 이날 퇴임식에 참석하면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퇴임식에 참석한 1천여 명의 시민, 공무원들에게 자신을 드러내놓고 홍보할 수 있었으며, 박 시장의 텃밭에서 경쟁자인 박 시장을 격려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어른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는 점에서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박 시장 역시 이문이 남는 행사였다는 분석이다. 경쟁자이지만 상급 단체장인 도지사를 퇴임식장에 초청함으로써 대등한 후보 반열에 올라섰다는 점을 공식화하고, 배짱이 있다는 점을 홍보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도전자 입장에서 김 지사를 면전에 두고 퇴임사를 통해 공개적으로 '침체된 경북'을 거론하며 김 지사와 당당하게 맞서겠다는 선언을 한 셈이어서 지지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는 해석도 나온다.
지키려는 김관용과 뺏으려는 박승호의 앞으로의 싸움에 경북도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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