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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서상기 출마 권유했나? 당 지도부·지역 정치권 물어보니

대표·사무총장 "왜 그런말 나왔는지 모르겠다"…대구 의원들 황당 반응

서상기 국회의원이 대구시장 출마 선언 배경에 당심(黨心)과 대구 국회의원들의 권유가 있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누가 출마를 권유했는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서 의원은 14일 출마 기자회견과 언론사 방문을 통해 "당의 요청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매일신문이 주말 새누리당 지도부와 지역 정치권에 확인한 결과 초선의 김희국 국회의원을 제외하고 누구 하나 확실하게 출마를 권유했다고 밝힌 이가 없다. 일각에선 서 의원의 '각본, 연출, 주연'에 의한 출마 선언이라는 의구심을 내놓고 있다.

황우여 당 대표는 서 의원 출마 권유에 대해 "금시초문"이라고 밝혔다. 홍문종 당 사무총장은 대구지역 국회의원에게 전화로 "왜, 어떤 연유에서 당 지도부의 요청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왔는가"라고 오히려 재확인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김재원 중앙당 공천관리위 부위원장은 17일 "서 의원과는 2월 임시국회 이후 한 차례도 만난 적 없고 전화 통화 한 일도 없다. (나에게) 출마 여부에 대해 문의해 온 일도 없다"고 말했다.

서 의원에게 출마를 권유했는가에 대한 물음에 대구 국회의원들은 대다수 '황당'해하거나 '불쾌'한 기색을 보였다.

김상훈 의원(서구)은 "난 (출마하라고) 그러지 않았다. (지역 의원들의 권유가 많았다는) 그런 얘기를 본인이 하셨나?"라고 되물었다.

권은희 의원(북갑)은 "'2번이나 도전하셨는데 이번엔 안 하시느냐'고 물은 적이 있는데, 이를 권유로 해석한 것일까. 그런데 그걸 권유라고 하는 건 좀…. 예비 후보로 열심히 하다가 컷오프로 가려내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진 의원(달성군)은 "지역 의원들이 모여 경선 관련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거기에 중진 의원 세 분이 계셨는데, (대구시장 출마에 대해) 유승민 의원은 '그럴 생각이 없다'고 했고, 주호영 의원은 '안 하겠다'고 했고, 서상기 의원은 '아이고, 무조건 난 안 한다'고 했다"며 "그걸 두고 추대를 받았다고 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 의원들로부터 권유를 받았다고 할 사항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홍지만 의원(달서갑)은 "(제가) 출마하라, 마라 권유할 입장은 못 되고, 중진 의원 중에 누가 권유했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유승민 의원(동을)은 "예비 후보들마다 누가 자신을 지지한다고 말하고 계실 것이다. 하지만 출마하지 않는 국회의원 입장에서는 지지하는 후보가 있더라도 아직은 중립을 지킬 것"이라며 "서 의원이 예전에 언론 인터뷰에서 지역 의원들이 출마를 바란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이때도 지역 의원들이 좀 너버스(nervous'신경이 곤두선)한 적이 있다"고 했다.

주호영 대구시당위원장은 "누가 출마를 권유했는가의 문제는 정작 본인(서 의원)의 입으로 들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직접 다시 확인하시라"고 했다.

하지만 김희국 의원(중남)은 "'서 의원이 출마하면 좋겠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다른 곳에선 7선, 5선 의원들이 출마하는데 우리도 3선 정도는 되면 좋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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