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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권영진과 김부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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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을 이야기할 때 자주 인용하는 고사 가운데 하나가 중국 춘추전국시대 제나라 관중과 포숙아의 관포지교(管鮑之交)다. 포숙아는 늘 관중을 감쌌다. 함께 장사할 때는 늘 관중의 몫이 많았지만, 포숙아는 관중이 가난해서 그렇다고 했고, 몇 번이나 벼슬에서 쫓겨난 관중을 시대를 못 만난 탓이라고 했다.

싸움에서 패해 관중이 세 번이나 도망치자 포숙아는 늙은 어머니를 모셔야 하는 그의 처지를 이해했다. 다른 주군을 섬겨 패권을 다투다 관중이 패하자 포숙아는 오히려 관중을 적극적으로 천거해 재상에 오르게 했다. 뒤에 관중은 '나를 낳은 이는 부모지만 나를 알아준 이는 포숙아'라 했다.

6월 4일 대구시장 선거에서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후보가 맞붙었다. 4살 차이인 두 후보는 2000년대 초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의 소장 개혁파 모임인 '미래연대'를 주도한 정치적 동지였다. 이들은 '존경하는 형님'(권영진), '아끼는 동생'(김부겸)으로 호형호제하며 당 개혁에 앞장섰다. 권 후보는 2003년 김 후보가 열린우리당으로 옮길 때 '앞장서서 말렸다'고 했고, 김 후보는 '함께 가길 바랐다'고 할 만큼 친밀했다. 이 관계는 서로 당적이 바뀐 뒤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함께 승자가 될 수 없는 선거에서 맞닥뜨리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두 후보는 상대후보를 비방하지 않고 정책으로 승부하겠다고 했지만, 언론 보도나 후보 토론회에서는 연일 날 선 공방이다. 권 후보는 김 후보의 박정희컨벤션센터 건립 공약을 '박정희 마케팅'으로 깎아내렸고, 열린우리당이 몇 번 당명을 바꾸면서 생긴 일에 대해 "국회의원 선거에 6번이나 출마하면서 한 번도 같은 당이 없었던 김 후보는 컬러풀 후보"라고 했다. 김 후보도 권 후보의 개혁 성향에 대해 '가짜 냄새'가 난다며 공박했다.

막가파식 폭로전이 난무하는 전쟁터인 선거판을 감안하면 양호한 편이긴 하지만 두 후보의 지난 정리를 생각하면 이런 행보는 실망이다. 과거 정치 경력으로 보면 두 후보 모두 개혁성과 소신이 뚜렷해 누가 당선되더라도 훌륭한 시장이 될 것이다. 자신을 낮춰 상대를 더 돋보이게 하는 관포지교까지는 아니더라도 보름 남짓한 남은 선거기간 동안 정책과 공약 대결로 경쟁해 그동안 자랑한 형제애가 말뿐인 것이 아니었음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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