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풍경이 바뀌고 있다.
세월호 참사로 애도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선거운동원들이 로고송에 맞춰 요란한 율동을 하던 모습은 이번 선거에서는 거의 사라졌다. 그 대신 독특한 아이디어의 이색 선거운동이 등장해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김희섭(55) 대구 수성구의원 후보의 하루 일과는 거리 청소로 시작해 거리 청소로 끝난다.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공원부터 골목 구석까지 지역구 모두가 김 후보의 청소 구역이다. 그의 '거리 청소형' 선거운동은 지역구에 사는 주민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22일 선거운동 시작 첫날 아파트 앞에서 아침 인사를 하고 있는데 한 주민이 다가와 쓰레기를 줍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어요. 바로 방향을 바꿔서 청소를 시작했죠. 주민들과 멀찌감치 떨어져서 인사만 하는 것보다 쓰레기를 줍는 게 보람도 있고 주민에게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 같아요."
특별한 유세차량을 동원하는 후보도 있다. 박인규(40) 대구시의원 후보와 위용복(61) 대구시의원 후보다. 두 후보는 흔히 쓰는 1.5t 유세차량이 아닌 오토바이를 타고 지역구를 누빈다.
박 후보의 오토바이는 독일 병정들이 타고 다니는 사이드카인 일명 '세발 오토바이'다. 그는 선거벽보 등을 붙이는 선거운동용 차량도 세발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다. 오토바이와 자전거에는 이번 지방선거 슬로건인 '기분 좋은 변화의 바람'을 상징하는 바람개비를 달았다.
박 후보는 "세월호 참사로 사회적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어 시끄럽지 않으면서 최대한 재미있게 선거운동을 해보자는 취지에서 오토바이와 자전거 선거운동을 시작했다"며 "오토바이나 자전거가 자동차에 비하면 작고 느리지만 지역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데는 이점이 더 많다"고 말했다.
위 후보의 유세차량도 50㏄ 오토바이다. 그는 이번 선거운동 기간 동안 여느 후보들이 유세차량에서 하는 연설'대담은 하지 않을 계획이다. 그 대신 태극기와 풍선 등으로 손수 꾸민 오토바이를 타고 주민들이 모인 곳으로 '찾아가는 선거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한기열 중구청장 무소속 후보는 기호 4번을 적극 알리고 있다. 선거운동원이 입는 복장도 야구 선수의 유니폼과 비슷하게 제작했고, 등번호에 4번을 넣었다. 유세차량에도 '4번 타자 홈런' 문구를 넣었다. 캠프 관계자는 "기호 4번을 적극 활용해서 홈런 타자라는 이미지를 유권자에게 각인시키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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