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갑다 새 책!] 노곡동 징검다리

노곡동 징검다리(대구 연작시집 3집)/ 상희구 지음/ 오성문화 펴냄

모어(母語), 즉 어머니가 쓰셨던 사투리로 '고향 대구'를 노래하는 대구 출신 상희구 시인이 새 시집을 펴냈다. 대구 연작시집 3집 '노곡동 징검다리'다.

저자는 2017년까지 모두 10권 발간을 목표로 연작시집을 쓰고 있다. 약 1천여 편의 시로 역사와 설화, 전통음식, 세시풍속, 추억의 명소, 출신 인물 등 고향 대구의 모든 것을 풀어낼 계획이다. 앞서 1집 '대구'(2012)에 이어 2집 '추석대목장날'(2013)을 펴냈다. 3집 노곡동 징검다리에서는 1950년대 대구의 맛과 명소를 시로 재현한다.

'두 손으로 부욱 찢어서 묵는 짐장뱁추김치 잎사구 맛' '맹깔째기로 묵는 새우젓 맛' '색똥 눈까리사탕' '음식 맛이 고시고 달고 시원타''엄마의 밥주게' 등에서는 당시 대구 서민의 먹을거리를 소개하고, 푸근한 사람 냄새도 전한다. 또 '동인동 얼음창고' '동성로 서라벌 레코드' '주준자 막걸리집 둥굴관' '무태 포푸라' '아! 노곡동 징검다리' 등 당시 대구의 명소를 사진처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장소마다 품었던 일화도 들려준다.

저자는 방대한 자료 수집과 현장 답사를 바탕으로 작가적 입장에서 고향에 대한 아련한 기억을 복원하고, 역사가적 입장에서 대구의 소소한 근대사를 발굴한다. 특히 대구의 음식을 한데 모아 시의 소재로 쓴 점에 대해 고형진 고려대 교수(문학평론가)는 "상희구 시인은 대구 음식 문화를 시적으로 성찰한다. 음식의 맛을 사투리로 환기해내는 기막힌 감각과 표현이 돋보인다"고 평했다.

저자는 내년 4집을 펴낸다. 대구의 사람에 대해 다룰 예정이고, 제목은 '권투선수 정복수'로 정했다. 277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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