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울릉도서 열리는 첫 영화제 23살 佛유학생이 만들었다

그르노블 1대학 재학 조안나씨 "부모님 사는 울릉도 알리고파"

울릉도 첫 영화제인
울릉도 첫 영화제인 '익스트림 나리섬 다큐 페스티벌'을 기획한 조안나 씨가 영화제에 대해 설명하며 미소 짓고 있다. 김도훈 기자

울릉도에서 아주 특별한 영화제가 열린다.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야외에 진행하는 '익스트림 나리섬 다큐 페스티벌'이다. 17일부터 19일까지 대아리조트 야외무대에서 열린다. 소박하지만, 울릉도에서 열리는 첫 영화제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영화제만큼이나 기획자도 특별하다. 프랑스 그르노블 제1대학 토목공학과에 유학 중인 조안나(23) 씨가 기획자이자 프로그래머다. 그는 영화제를 위해 여름학기가 끝나자마자 부모님이 사는 울릉도로 날아왔다.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외지인들은 울릉도를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천국'에 비유합니다. 반면 울릉도의 또래 친구들은 이런 환경을 즐기기보다 육지를 더 동경하죠. 이곳이 얼마나 아름답고 즐길 게 많은 곳인지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영화제는 '다양한 레포츠 활동을 담은 아마추어 다큐멘터리'에 초점을 맞췄다. 야외 레포츠 활동이 소수의 여유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것이란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전문 등반가이자 영상감독인 이성재 씨가 동료와 울릉도를 여행하고 해안절벽을 등반하는 모습을 담은 '울렁, 島(도)', 서핑사진가 김울프(김정욱) 씨가 세계요트대회에 참가해 부산에서 독도까지 항해하는 여정을 담은 영상물 '섹시 부산' 등을 상영한다.

익스트림 스포츠 전문가와 서커스 단원, 음악인들이 함께 암벽등반'패러글라이딩'베이스점핑(높은 건물이나 절벽 등에서 낙하산을 매고 뛰어내리는 스포츠) 등을 즐기는 기상천외한 여행기 '빨간 쁘띠버스' 등 해외 작품도 2편 있다.

영화제 예산은 100만원이 채 안 된다. 상영료와 스태프 등은 대부분 재능기부 형태로 해결했다.

울릉군 문화관광체육과 구현희 관광진흥 담당은 개인적으로 홍보현수막 제작을 지원했다. 조 씨와 한 번 만난 적도 없는 포크가수 손지연 씨도 흔쾌히 개막공연을 약속했다.

영화제 입장료는 받지 않는다. 대신 쌀'김치'나물 등 물품 기부나 자율 기부로 입장료를 대신한다. 영화 상영 외에도 둘째 날엔 가족캠핑 프로그램이, 셋째 날엔 암벽등반과 슬랙라인(외줄타기) 체험이 예정돼 있다. 가족'연인과 함께 소풍 온 듯 자유롭고 편하게 즐기면 된다.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꾸준히 이어지길 바라지만 거창한 모습으로 몸집을 불릴 계획은 없어요. 누구나 자연을 느끼며 자유롭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영화제라는 초심은 잃지 않을 겁니다." 기획자 조안나 씨의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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