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맹꽁이 서식지 위협하면서 도로 만들어야하나?"

성서-지천간 4차순환로 시민단체 전면 철회 요구

대구의 시민단체들이 생태환경 훼손을 이유로 대구4차순환도로 성서-지천 간 도로사업을 전면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대구경실련'영남자연생태보존회 등 지역 시민단체들은 8일 오전 달성습지 강변주차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서-지천 도로가 달성습지와 대명유수지의 생태환경을 크게 훼손할 수 있다며 도로사업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도로가 지나게 될 대명유수지와 달성습지는 생태학적으로 보존가치가 큰 곳이다. 이 지역에는 멸종위기종인 맹꽁이를 비롯해 삵, 고라니 같은 포유류와 황조롱이, 수리부엉이 등 조류, 살무사 등 파충류가 서식하고 있다. 특히 천연기념물인 흑두루미의 도래지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시민단체들은 이곳에 고속도로가 생기면 소음이나 먼지 등으로 동물들의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도로가 지나는 일부 구간은 메타세쿼이아 길이 조성된 길로 맹꽁이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다. 이 길이 도로가 되면 맹꽁이들의 서식 환경이 파괴된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이 도로는 죽곡지구의 아파트단지 바로 옆을 지나게 돼 주민들이 매연이나 미세먼지 등의 피해를 볼 수 있다고 했다.

또 시민단체들은 이 도로가 포함된 대구4차순환도로가 뻥튀기 교통수요 예측으로 국민 혈세가 낭비되는 상황에서 성서-지천 간 도로가 과연 필요한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들은 대안으로 기존의 왕복 10차로 공단도로를 활용하는 것을 제안했다. 기존 도로를 활용하면서 교차로마다 지하화하면 적은 예산으로 성서와 지천을 잇는 신설 도로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대명유수지를 관통하는 당초 노선을 대구시의 요청으로 수정해 대명유수지를 우회하는 친환경 노선으로 바꿨는데 이를 계속 반대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왕복 10차로 공단도로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한 적이 있지만 사업성이 떨어져 포기했다"고 했다.

한편 성서-지천 간 도로는 대구 달서구 대천동에서 경북 칠곡군 지천면 오산리를 잇는 총 길이 12.79㎞, 왕복 4차로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이 도로를 이달 말 착공해 2020년 완공할 예정이다.

전창훈 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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