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보문호의 대표 관광유람선 '백조호'가 폐선에 가까운 낡은 배인데다 잦은 고장으로 수개월째 운항을 중지하고 있어 관광도시 경주의 분위기를 망치고 있다.
보문호의 유일한 수상놀이 시설인 백조호는 지난 1970년대 말 보문관광단지 조성 당시 도입돼 30년 이상 운항되고 있으며, 단 한 차례도 선박 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운영 주체인 경주 콩코드호텔은 경영부실 탓에 사실상 유람선 운영을 포기한 상태나 마찬가지이다.
이 때문에 이번 기회에 경주 보문호의 이미지를 싹 바꿀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신 수상레포츠 시설을 갖춰 보고 즐길 수 있는 보문호로 탈바꿈시키자는 것이다.
콩코드호텔 측은 백조호 수리를 마치고 이달 말 운항을 재개한다고 밝혔지만, 워낙 낡은 선박이어서 국제관광도시의 이미지 실추는 물론 승객 안전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백조호는 가뭄 탓에 보문호 수위가 낮아지면서 운항과 중단을 반복했고, 지난해 8월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1970년대 보문단지 조성 시 호텔 건립의 대가(선도투자 조건)로 수면관리와 운영권을 쥔 콩코드호텔은 수년째 계속되는 경영부실 탓에 백조호 운영마저 중단했다. 보문호를 유영하던 백조호는 62인승의 대형 1대와 32인승 중형 1대, 페달 보트 30여 대 등이다. 그나마 중형은 기종이 낡아 안전을 이유로 폐선됐고, 대형은 이달 말 운항을 목표로 수리중이다. 선착장에는 운행 중지 안내문만 덩그러니 내걸려 있다.
콩코드호텔 측은 "현재 회사 정상화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 중이다. 낡은 배의 수리와 검사를 거쳐 이달 말 배가 뜰 것으로 보인다. 비록 호텔 경영이 어렵지만 보문관광단지의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이른 시일 안에 운항 준비를 마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새 기종 도입과 새로운 물놀이 시설 설치에 대해서는 예산 문제로 난색을 표했다. 경주 관광 1번지로 꼽히는 보문호의 물놀이 시설은 현재 백조호가 유일하다.
지역 관광 전문가들은 "낡고 오래된 백조호를 모두 치우고 바나나보트'수상스키'번지점프'플라이피쉬 등 최근 각광받는 수상 레저기종으로 놀이시설을 교체해야 한다"며 "연간 1천만 명이 찾는 보문호에 30여 년 전 놀이시설이 그대로 있다는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보문단지를 관리하는 경북관광공사 관계자는 "오래전에 시정공문을 보냈지만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부실 운영이 계속된다면 '수면사용권'을 박탈하는 등 보문호 관광활성화를 위한 다각도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경주 이채수 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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