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지만 쌀을 비롯해 쇠고기'우유 등 30%를 초민감 농산물에 포함시키고 FTA 품목에서 완전 제외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역대 FTA 중 농업분야에서 최저 수준의 개방이지만 중국에서 수입되는 농산물의 양이 워낙 많아 농가 피해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쌀'소고기 등 주요 농축산물 협상 제외
완전 제외 품목에는 농민들의 반발이 가장 컸던 쌀과 쌀 관련 제품이 포함됐다. 소'돼지'닭'오리 등 주요 축산물과 우유'계란 등도 제외됐다. 과실류에선 사과'배'포도'감귤'감'딸기'수박'복숭아 등 국내 주요 생산'소비 품목이 제외됐다. 고추'마늘'양파'생강 등 양념채소와 배추'당근'무'오이'가지 등 주요 밭작물, 인삼류 등도 양허 대상에서 빠졌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참깨는 저율관세할당(TRQ)으로 매년 2만4천t을 수입하고 들깨는 5년에 걸쳐 현행 관세(40%)를 36%로 부분 감축하기로 했다. 가공식품 중 간장'된장'고추장'메주 등 전통식품과 식품용 대두유'설탕'전분 등 국내 생산기반 유지가 필요한 품목도 양허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번 FTA가 역대 다른 FTA와 비교해 농산물의 자유화율이 낮은 수준이라고 하지만 지금도 중국에서 들어오는 농산물로 우리 농가에 피해가 많아 한'중 FTA가 본격 발효되면 농민들의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중국으로 9억4천700만달러 어치의 농축산물을 수출했지만 47억1천400만달러 어치를 수입해 37억6천700만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중 FTA 발효 때 중국으로부터 전체 수입은 35% 증가하지만 농산물 수입은 105~209% 늘고 국내 농업생산액은 1.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우선 농가 소득 안정을 위해 밭직불제 확대와 수입보장 보험도입, 수출기반 확대를 위한 농식품 산업 육성 등 종합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중국과 우리나라의 농산물 교역의 특수성을 감안해 우리 농업의 근본적 체질을 개선하고 미래성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해 나갈 계획이다"고 했다.
◆'농업, 미래가 없다'
김해환(49) 한국농업경영인회 청송군연합회장은 "선(先) 대책, 후(後) 개방이 원칙인데 정부가 너무 성급한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이상혁 김천시 농민회장은 "김천에서 양파를 심거나 수확할 때 인부들에게 6만원을 일당으로 지급한다. 중국은 2만원 수준으로 알고 있다. 중국 양파와 김천 양파와 제한 없이 경쟁한다면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조상만(54'상주시 화동면) 한국농업경영인 상주시연합회장은 "배와 감 등 일부농산물은 국내산을 위협할 정도로 품질향상까지 이뤄지고 있어 두려움이 더욱 앞선다"고 했다.
신경재(45) 상주곶감발전연합회 과장은 "우리 농업인들마저 값싼 인건비를 노려 같은 품종을 갖고 중국으로 가서 곶감건조시설을 똑같이 만들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황영록(56) 한국농업경영인 의성군연합회장은 "지금도 중국산 마늘 때문에 국내 마늘 농가들이 겪는 피해는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마늘 농사를 포기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박군서(50) 농업경영인 영주회 회장은"FTA 때문에 직접 타격을 받는 것은 농민들뿐이다. 한'중 FTA는 농민들을 피말려 죽게 만드는 일"이라고 했다.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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