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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비로봉→천왕봉' 변경 무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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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지명위 잠정 보류 결정…대구시 서명·반박자료 반영

"오랫동안 비로봉으로 불린 대구 팔공산 정상을 천왕봉으로 변경하는 것은 힘들 것 같습니다."

국토지리정보원 내 국가지명위원회는 11일 회의를 통해, 경북도와 영천시가 제출한 팔공산 정상 지명 변경건을 잠정 보류시키는 결정을 내렸다. 서울대 이기석 명예교수를 위원장으로 한 17명의 위원들은 이날 팔공산 정상 지명을 비로봉에서 천왕봉으로 바꾸는 데는 역사적 유래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데다 대구시민들의 반발이 커 '보류'라는 선택을 하게 됐다.

이날 '지명 결정 보류'라는 결정이 남에 따라 또다시 이 안건이 국가지명위원회에 오른다고 해도 통과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다음 회의일자에 대한 기약도 없이 끝났다. 이 회의에 참석한 대구시 토지정보과 석진창 항측담당은 "이 결정은 무기한 보류 또는 연기의 뜻이 담겨 있으며, 다시 회의가 열린다 해도 부결 쪽으로 결론이 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이번 회의를 앞두고 많은 반박자료를 준비했다. 이 자료에는 팔공산 정상이 비로봉이라는 근거로 ▷비로봉은 신라의 불교성지로 '진리의 부처님 법신'이라는 의미를 담은 비로자나법신 부처에서 유래한 지명 ▷천왕봉 명칭은 유교식 명칭 ▷한반도 6대 비로봉(묘향산'금강산'오대산'치악산'소백산'팔공산) ▷조선 말기 학자 권상현(1851∼1929)의 '공산폭포기'에 기록된 비로봉 명칭 등을 담았다. 또한 이 자료에는 영천시가 팔공산 정상을 천왕봉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한 3가지 오류(영천시가 제시한 문헌자료의 천왕봉은 현 비로봉을 지칭하는 것이 아님)에 대한 지적도 담았다. 대구등산학교 장병호 교장은 "옛 문헌들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250만 대구시민들이 현 비로봉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정상 지명은 결코 변경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대구시가 동화사를 중심으로 한 불자들, 대구기독교연합회 회원 등 시민 4천여 명이 서명한 자료를 제출한 것도 국가지명위원회 위원들에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 한동기 종무실장은 "'보류'는 불을 보듯 당연한 결과며 앞으로 부결될 것"이라며 "대구의 정신적 터전이자 불교성지인 팔공산 정상을 영천시가 마음대로 바꾸려는 시도 자체가 옳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권성훈 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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