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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 많은 오봉산 수십년생 나무 200그루 '싹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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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고찰 주사암 가는 길…市 허가 내줘 벌목 작업

신라 고찰인 경주 서면 오봉산 자락 주사암으로 오르는 산길 곳곳에 아름드리 나무들이 밑둥치가 잘린 채 쓰러져 있다.
신라 고찰인 경주 서면 오봉산 자락 주사암으로 오르는 산길 곳곳에 아름드리 나무들이 밑둥치가 잘린 채 쓰러져 있다.

휴일인 14일 신라 고찰(古刹)인 경주 서면 오봉산 자락 주사암으로 오르는 산길 곳곳에 아름드리 나무들이 밑둥치가 잘린 채 쓰러져 있었다.

수십 년생으로 보이는 나무들은 주로 상수리나무 등 참나무 종류의 낙엽수이며 지름 10~40㎝가량의 나무들이 톱으로 잘려 쓰레기처럼 나뒹굴고 있었다.

이로 인해 산세가 수려하던 오봉산은 나무가 없이 맨살을 보이며 흉한 모습을 드러냈다.

경주시가 1천400년 된 신라고찰 주사암으로 오르는 길목인 서면 도계리 산 59번지 오봉산 일대 1㏊에 대해 벌목 허가를 내준 것은 지난달 20일. 이어 이달 12일 벌목작업이 진행돼 600㎡ 내 각종나무 200여 그루에 대한 벌목이 이뤄졌다.

지역 주민들은 "이 지역은 산세가 가팔라서 평소에도 낙석 등의 위험이 많았는데, 1㏊에 대한 벌목이 이뤄지면 산사태 등의 위험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염려했다.

경주시는 이 일대에 문화재가 많지만 반경 500m의 문화재지정 보호구역 밖이고 사유지라는 이유로 허가를 내줬다.

그러나 문화재 관계자들은 "주사암 등이 있는 오봉산은 삼국유사 등에 묘사된 것처럼 신라의 역사와 함께하는 유서 깊은 산으로 일개 야산으로 치부해서는 안 되며 경주 남산과 토함산 등과 같이 보호되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일대에는 신라 문무왕 때 쌓기 시작한 석성인 사적 제25호 부산성(富山城)이 위치해 있고 선덕여왕 때에는 산 아래 숨어든 백제군을 섬멸했다는 여근곡,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주사암 등의 유적지가 있다.

특히 신라 김유신 장군이 술을 빚어 군사들에게 대접했던 자리로 전해져 오는 지맥석(마당바위)은 운치가 좋아 TV 드라마에도 자주 소개되는 명소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주사암 주지 스님은 "오봉산은 닭벼슬 산으로 불릴 만큼 산세가 험해 신라의 군사적 요충지였다"면서 "역사적 유물이 산재한 이곳은 후손들이 아끼고 가꿔야 한다. 무분별한 벌목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주시 산림과 관계자는 "벌목지역이 문화재와 500m 이상 떨어져 허가를 내줬다"면서 "벌채 후 편백나무 등을 조림할 계획이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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