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학병원 신생아실 의사가 '폐결핵'…검진대상 18명

전공의 감염, 대구시에 신고…2개월 동안 신생아 86명 입원

신생아실에 근무했던 대학병원 전공의가 폐결핵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져 파장이 예상된다.

영남대병원은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폐결핵에 걸린 것으로 확인돼 이달 16일 대구시와 질병관리본부에 보고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전공의는 8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신생아실에서 근무했다. 대구시와 질병관리본부는 병원을 방문해 해당 전공의의 근무형태를 확인하고 국가결핵진료지침과 역학조사원칙에 따라 결핵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할 대상을 선정했다.

이 기간에 신생아실에 있던 신생아는 86명으로 이 가운데 역학적으로 결핵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아기는 18명이다. 검진 대상자가 적은 이유는 신생아의 입원 기간이 3~5일 정도로 짧고 역학적으로 의미 있는 접촉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당 전공의가 몸의 이상을 느낀 건 지난달 14일이다. 2주 이상 기침이 멈추지 않자 진료를 받았고 X-선 사진을 통해 결핵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평소 알레르기 때문에 기침을 자주 하는 편이어서 일찍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이 전공의는 최초 검진 당시 가래가 끓지 않는 마른기침이어서 가래 검사가 불가능했고, 기관지 내시경으로는 결핵균이 확인되지 않았다. 결국, 기관지세척액을 이용해 표본을 추출하고 나서 결핵균 배양검사를 거쳐 4주 만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통상 결핵균 배양에는 4~8주가 소요된다.

이 전공의는 2주간 자택에서 자가 격리 조치하고 치료를 받았으며 상태가 호전돼 업무에 복귀했다. 병원 측은 해당 전공의의 체내에 있던 결핵균이 면역력 저하로 재활성화되면서 발병한 것으로 추정했다.

병원 측은 검진 대상인 18명에 대해 개별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다. 검진 일정은 3개월 단위로 3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1차 검진에서는 X-선 촬영과 투베르쿨린 반응 검사로 결핵균이 몸속에 들어왔는지 여부를 확인한다.

잠복 결핵의 경우 결핵균이 몸속에 있지만, 전염력이 없고 가슴 X-선도 정상인 상태를 말한다. 잠복 결핵의 경우 90%는 건강하게 생활하지만 10% 정도는 결핵으로 진행된다. 면역력이 약한 2세 미만 영아의 경우 결핵에 감염될 확률은 성인에 비해 1.5~2배 정도 높다. 다만, 잠복 결핵 상태에서 예방치료약을 복용하면 폐결핵으로 진행될 확률은 5%에 불과하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병원 측은 검진 대상이 아닌 영아들도 부모가 원하면 검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동료 의사 등 원내 접촉자 50명에 대해서도 검진을 진행 중이다.

영남대병원 호흡기내과 신경철 교수는 "결핵에 걸렸던 전공의는 결핵균 배양검사에서만 결핵균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결핵균의 수가 매우 적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생아실의 아기들이 결핵에 감염됐을 가능성은 아주 낮다"고 말했다.

장성현 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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