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를 앞두고 16일 대구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합동 간담회에 문재인 당 대표 후보가 뚜렷한 이유 없이 불참했다. 대리 참석한 문 후보의 부인 김정숙 씨는 "(문 후보가)서울에 급한 일이 있어 대구 간담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만큼 절박한 심정을 이해해 달라"고 했지만 이해하기 어렵다. 서울에 급하다는 일이 얼마나 급한지는 모르겠지만 대구경북에 자신을 더 잘 알릴 좋은 기회를 포기한 것이란 점에서 그렇다.
이를 두고 지역 정가에서는 문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예상외로 고전하면서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상대적으로 많은 수도권과 호남 지역을 집중공략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거두절미해서 대구경북은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다. 문 후보는 당 대표 후보로 독주가 예상됐으나 지난 10일 한 여론조사에서 박지원 후보에 크게 밀리면서 2위에 머물렀다. 특히 대구경북에서 박 후보가 1위를 하면서 문 후보는 부산'울산'경남을 제외한 전국에서 박 후보에게 크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분석이 사실이라면 문 후보는 크게 잘못하고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새정치연합의 전국정당화라는 자신의 지향(指向)과 어긋난다. 문 후보는 예비경선을 통과한 뒤 첫 공식일정으로 지난 8일 전북을 방문해 "강원도와 영남을 전략지역으로 삼아 강력한 동진정책을 취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각이 옳았다"면서 "그 정책을 계승해 호남에 편중된 당의 외연을 전국으로 넓혀 나가겠다"고 했다. 문 후보의 대구 간담회 불참은 이런 발언의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
문 후보가 대구경북에서 낮은 지지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으면 대구경북은 문 후보에게 영원한 벽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후보자 간담회에 불참한 것은 문 후보가 그런 노력도 해보지 않고 지레 포기한 것으로 비친다. 문 후보는 당권과 대권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 그렇다면 물어보자. 당 대표가 돼 대권에 재도전하게 됐을 경우에도 대구경북 유세나 토론회에도 불참할 것인가를. 문 후보의 이번 불참은 매우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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