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조합장 선거 벌써부터 혼탁…최근 3개월 불법 19건 적발

3월11일 전국 첫 동시선거…사전 선거운동 진흙탕 과열

오는 3월 11일 열리는 첫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앞두고 불법'과열 분위기가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기간은 이달 26일부터 시작되지만 이미 사전 선거운동을 하려다 적발되거나 고발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마다 출마 예상자들끼리 비방전을 펴거나 흠집 내기 등 네거티브 전략이 판을 치고, 현직 프리미엄을 이용해 유리하게 선거를 끌고 가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경상북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동시조합장선거가 치러지는 곳은 경북에만 185개 조합에 이른다. 농협'축협이 154곳으로 가장 많고, 수협 10곳, 산림조합 21곳 등이다.

선거인 수는 44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조합장 도전 의사를 밝힌 출마 예상자들도 지난달 22일 현재 552명을 기록해 평균 3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출마 예상자가 5명이 넘어 과열선거가 우려되는 조합도 경북지역 전체 185곳 중 19곳이나 된다. 거론되는 출마 예상자가 6명 이상인 조합도 7곳으로 나타났다.

특히 칠곡군 약목농협 조합장 선거에서는 8명이 출마를 준비해 경북지역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하다. 이는 지난 2013년 보궐선거로 당선된 현 조합장의 당선 배경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당시에는 조합장 보궐선거 후보 자격이 강화돼 여러 경쟁자들이 후보 자격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선거가 다가오면서 조합마다 비방과 흠집 내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현직 조합장은 조합장 출마 자격을 강화해 경쟁자를 최대한 줄이려 애쓰고 있고, 출마 예상자들은 '믿거나 말거나' 식으로 현 조합장의 실책이나 도덕성 문제를 폭로하는 행태가 거듭되고 있다.

이 때문에 불'탈법 선거로 선관위로부터 경고를 받거나 고발당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형편이다. 경북도선관위가 지난해 10월부터 조합장 선거와 관련해 적발한 사례는 고발 3건, 수사 의뢰 1건, 경고 15건 등 모두 19건에 이른다. 지난달 15일 구미시의 한 출마 예상자가 경로당 3곳을 돌며 연료비를 내놨다가 선관위의 경고를 받았다. 경산시의 한 출마 예상자도 지난달 14일 평소 교류가 없던 조합원 100여 명에게 SNS를 통해 새해 안부 메시지를 보냈다가 적발됐다. 같은 달 6일 의성군의 모 출마 예상자는 조합원 집을 찾아가 현금 10만원을 건넸다가 검찰에 고발됐다.

한 전직 조합장은 "예전에는 돈을 얼마나 쓰는가에 따라 당락이 결정됐지만, 이번 조합장 선거는 처벌 규정이 강해 더욱 음성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는 시점이어서 불'탈법 선거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 같다"고 했다.

장성현 기자 jacksoul@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