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대 흠집내기에 재치있는 응답…부동표 "그래 결정했어! 유의원"

2일 열린 새누리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 후보자 토론회에서는 막판 부동표 잡기에 나선 후보자들의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박빙의 상황에서 마음을 정하지 못한 의원 표심을 사로잡는 쪽이 승리할 것이란 관측으로 이날 토론회에 큰 관심이 쏠렸다. 부동표는 유승민'원유철 조를 택했다. 특히 네거티브 파상공세에도 흔들리지 않고 재치있는 답변을 내놓은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의 순발력과 판단력이 분위기를 압도했다는 평가다.

후보들 간 신경전은 모두 발언에서부터 시작됐다. 원내대표 기호 2번이었던 이주영 의원은 "쓴소리, 올바른 개혁은 표 받기에 좋은 소리일지 몰라도 언론은 갈등, 분열, 콩가루 집안이라고 할 게 뻔하다"면서 유 원내대표를 겨눴다. 유 의원은 "선거가 며칠 안 됐는데 (이주영'홍문종 후보) 두 분께서 네거티브를 많이 하셨다. 원내대표가 혹시 되시면 후배한테 쓴소리 하지 마시고 대통령께 해주길 바란다"고 응수했다. 또 "제가 세어보니까 3년 동안 쓴소리를 3번밖에 안 했는데 콩가루 집안이라고 하신다. 제가 되면 청와대와 진정으로 소통하고 대화해서 찹쌀떡을 만들어서 찹쌀가루 집안을 확실히 만들겠다. 아무 걱정 마시라"고 해 회의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 의원이 네거티브 공세에 집중할수록 유 의원의 순발력은 더욱 빛났다. 이 의원은 근거 없는 비방으로 상호토론 기회마저 날렸다. 이 의원은 '유 원내대표가 2012년 총선 당시 새누리당 국회의원을 당선시키지 말자는 방송사 파업에 지지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유 의원은 "노조의 그런 발언을 들은 바 없다. 불법파업에 찬성하지도 않았는데, 이 문제가 왜 원내대표 경선에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면서 "당시 공영방송의 지배구조가 정치적 중립성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제 발언을 확인하지 않고 말씀하신다"고 했다. 이 의원은 같은 질문을 반복하느라 질문시간을 허비했다. 이 의원의 패인을 두고 '상대 흠집 내기'에 집중하느라 정작 자신을 홍보할 기회를 놓쳤다는 분석이다.

양보 없는 싸움판에서 두 후보가 던진 돌직구도 인상적이었다는 평가다. 이 의원은 마무리 발언에서 "이번엔 저와 홍 의원에게 원내대표'정책위의장을 시켜주시고, 앞날이 창창한 유'원 의원은 다음 기회에 우리 당의 자산으로 쓰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 그러자 유 의원은 "이 의원이 지난해 고생을 많이 하셨다. 야구 경기를 할 때도 투수가 너무 오래 던지면 바꿔줘야 한다. 이번에 쉬시고 재충전하셔서 당에 크게 쓰일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며 지지를 호소해 박수를 받았다.

이지현 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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