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100일의 도전] 7)한 달 공부해 보니

새로운 도전…"힘들지만 생활의 활력소 됩니다"

'중국어, 100일의 도전'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다. 12명의 도전자는 시간이 갈수록 열의를 더해가고 있다. 결석하는 분도 거의 없고 수업 분위기 또한 진지하다. 어색했던 첫 만남 때와는 달리 한 달이 지난 요즘은 중국어에 관한 것은 물론 사사로운 얘기까지 하는 등 친구가 되고 있다. 그래서 웃는 횟수도 많아졌다. 이달 5일에는 막걸리 파티를 하는 등 즐거운 시간도 가졌다. 이날 일부 도전자는 중국어 공부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면서 중국 여행 티켓을 꼭 거머쥐고 말겠다는 속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송휘백 씨=중국어를 배운다는 소문을 들은 친구로부터 핀잔을 들었다. '영감쟁이 말을 잔소리로 듣는 세상인데 너 좋아하는 사람 없을 거다' '그 나이에 무슨 어려운 외국말을 공부한단 말이냐?' '네가 외국어 배워 잘되면 친구 없어진다'는 등. 어떻든 친구의 협박(?)을 무릅쓰고 중국어 공부에 입문해보니 좋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지 않으니 건강이 좋아졌다. 또 젊은 친구들과 예쁜 처녀 선생님을 만난다는 설렘에 하루하루가 즐겁다. 어려운 점은 숙제와 시험이다. 오늘도 학원에서 돌아와 버릇처럼 숙제를 한다. 책과 CD를 듣고 이해가 되지 않으면 옥편을 펼친다. 옥편을 이리저리 뒤지다가 예문 속에 중국어 속담 한 구절이 마음에 와 닿아 옮겨 본다. '兒不嫌母丑 犬不嫌主貧'(丑=醜, 자식은 어머니의 못생긴 것을 혐오하지 않고, 개는 가난한 주인을 싫어하지 않는다). 늦은 도전이지만 지식도 쌓고 젊은 친구도 얻고 하루하루가 즐겁다.

▷노명숙 씨=지인들은 '스트레스받아가며 그 나이에 무슨 중국어 공부냐' '즐길거리를 찾아 재미있게 살아도 짧은 시간'이라며 측은하다고 얘기했지만 내심 나의 도전을 부러워하고 있음을 나는 안다. 그리고 너끈히 공부하고 있는 나를 대견하다고 느끼고 있으리라. 이제야 열심히 배우고 익히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 어눌한 중국어 발음이 시간이 지나면서 머리에서 가슴으로, 한줄 한줄 새겨가는 작은 행복이 녹슨 아줌마의 정신을 맑게 한다. 동료들과 함께 선의의 경쟁으로 남은 두 달여 동안 자존감 좀 세우고 긴장해서 고독한 전투를 해야 할 것 같다. 결혼 후 처음으로 면접 보고, 생전 처음으로 매주 두 번씩 남편의 배웅을 받으며 집을 나서는 이 기분을 누가 알랴. '중국어, 100일의 도전'은 내 삶의 활력소이자 배움의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장성아 씨='早上好!'(짜오쌍 하오'안녕하세요) '중국어, 100일의 도전'을 시작한 지 벌써 한 달, 우리 가족은 중국어 인사로 아침을 시작한다. 오늘은 중국어 수업이 있는 날. 매시간 한 과씩 진도가 나가고 전 시간에 배운 새로운 단어와 문장을 암기했는지 확인하는 쪽지 시험이 반복된다. 남편이 출근한 후 아이들을 어린이집 차에 태워 보내고 나면 시험 준비를 위한 벼락치기 공부가 시작된다. 오후 7시 30분. 수업이 시작되고 방민아 선생은 지난 시간에 친 쪽지 시험지를 나눠준다. 분명 100점일 거라고 확신하며 제출했었는데 틀린 문제가 있다. 아! 아이 둘을 출산한 후 급격히 떨어진 기억력은 이런 데서도 표가 난다. "중국어 공부를 10년 동안 했고 지금도 계속 공부하고 있다"는 방 선생의 말이 떠오른다. 그래, 오늘은 앞으로 내가 살아갈 날 중 가장 젊고 기억력이 좋은 날이 아니던가. 나도 10년 동안 공부 한다면 중국어로 말하고 생각할 수 있는 날이 꼭 올 거라 믿는다.

▷김현지 씨=홍콩에서 손짓발짓만 하다 왔던 터라 중국어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지원했었는데 막상 시작하니 발음 구조도 다르고 여러 가지로 막막했다. 하지만 선생님이 발음, 성조, 단어 등 모든 것을 하나하나 잘 가르쳐 주셔서 걱정도 하나하나 줄어들고 있다. 함께 수업을 듣고 있는 분들도 모두 학구열이 높으셔서 숙제를 하지 않는 경우도 거의 없고 출석률도 높다. 당연히 수업 분위기도 좋다. 성실함과는 거리가 먼 나로선 이런 수업 분위기에 적응하기 위해 나 나름대로 한 번 볼 것도 두 번 보려 노력하고 있다. 중국 여행을 간다면 통역 없이도 여행할 수 있는 날을 상상하면서 오늘도 중국어 책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