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日디즈니랜드 갈 돈 150만원 기부…친구 도울 수 있어 신난 12살

1등 당첨 여행권 환불 이진욱 군

EBS 리틀소시움 이벤트 1등 당첨금을 기부한 어머니 이정애(맨 왼쪽) 씨와 이진욱 군, 산격종합복지관 직원.
EBS 리틀소시움 이벤트 1등 당첨금을 기부한 어머니 이정애(맨 왼쪽) 씨와 이진욱 군, 산격종합복지관 직원.

"도쿄 디즈니랜드에 가보고 싶었죠. 하지만 다른 친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더 멋지지 않을까요."

12세 어린이의 '깜찍한 기부'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달 13일 대구 북구 산격종합사회복지관에 한 소년이 어머니와 함께 찾아와 또래 친구들을 위해 써달라며 150만원을 기부했다.

사연의 주인공은 산격초등학교 5학년 이진욱 군과 어머니 이정애(48) 씨. 지난달 5일 어린이 직업체험테마파크인 EBS리틀소시움의 그랜드오픈 이벤트에 참여한 이 씨는 리틀소시움 측으로부터 1등 당첨 소식을 통보받았다. 1등 경품은 '도쿄 디즈니랜드 2박 3일 초대권'. 150만원짜리 상품이었다. 하지만 한 달 뒤 이 군은 받기로 한 여행 티켓을 환불해 기부를 하기로 결심했다.

"티켓을 받기로 한 날 뉴스를 보는데 대구시 사랑의 온도탑 온도가 낮아졌다는 거예요. 그래서 밤새 고민을 했죠."

사랑의 온도탑이 전국적으로는 100도를 넘겼지만 대구는 83.9도로 마감했다는 뉴스를 본 다음 날 아침, 모자는 도쿄 디즈니랜드 여행 대신 다른 이들과 기쁨을 나누기로 뜻을 모았다. 여기엔 아들 이 군의 뜻이 강했다. "힘든 또래 친구들과 나눌 수 있다면 더 행복할 것 같았다"는 것.

어머니 이 씨는 평소 부녀회를 통해 봉사활동을 해 온 산격종합사회복지관의 운영이 어렵다는 걸 알고 이곳을 기부처로 정했다.

이 군의 기특한 선행을 접한 EBS 리틀소시움(대표이사 이동훤)도 동참했다. "어린이들에게 꿈을 찾는 기회를 함께 제공하겠다"며 어린이 초청권 20매(70만원 상당)를 산격종합사회복지관에 기부키로 했다.

산격종합사회복지관 김민지 팀장은 "이번 기부금은 저소득층 어린이들의 신학년 준비를 돕고 직업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데 쓰겠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최병고 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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