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언덕/ 박희섭 지음/ 다차원북스 펴냄
박희섭 소설가의 새 장편소설이다. 신산하고 곤궁했던 1970, 80년대가 배경이다. 삼 형제의 중간에 낀 사춘기 소년 '문수'가 주인공이다. 문수네 가족은 도시 변두리 달동네에 산다. 달동네 이웃들은 모두 가난을 등에 지고 고단하게 산다. 피란민과 이농민들, 일자리를 찾아 몰려든 지방 뜨내기들이 모여 사는 달동네는 구차한 삶 속에서 종종 정겨운 풍경을 그려낸다. 물질적인 풍요로움은 갖지 못했어도 이따금 서로 손 내밀며 인정은 공유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 달동네는 도시와 농촌의 중간쯤에 있는 곳이다. 소설 속 보리밭과 야산 등 목가적인 풍경이 그렇다. 남달리 조숙했던 문수는 이런 배경 속에서 세상을 알아가고, 사랑에도 눈을 뜬다.
저자는 "지금까지 펴낸 장편소설 작품들 중 기억의 힘에 가장 많이 기댄 작품이다. 서사적 구성과 자료 정리에 많은 노력을 쏟았다"며 "그저 한 시대의 가난을 보여주고 싶은 게 아니다. 지독한 가난 속에서도 부모와 가족과 이웃들이 어떻게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고 견뎌냈는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작품을 쓴 취지를 밝혔다.
서울 출신인 저자는 198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뫼비우스 혹은 음모의 띠'가 당선돼 등단했다. '검은 강' '관방비록' '백악기의 추억' 등의 장편소설을 펴냈다. 대하소설 '동천'으로 대구문학상을 받았다. 현재 대구소설가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319쪽, 1만3천원.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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