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주의 역사속 인물] 존 키츠

1821년 2월 23일 영국 낭만기의 천재 시인 존 키츠는 스페인광장이 내려다보이는 로마의 한 집에서 숨을 거뒀다. 손에는 약혼녀가 선물로 준 흰색 조약돌이 쥐어져 있었고, "여기 물 위에 이름을 새긴 사람이 있노라"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이 나이 26세였다.

존 키츠는 동시대를 호흡했던 바이런이나 셸리와는 달리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나 짧은 삶을 살았다. 가난한 마차 대여업자의 아들이었던 그는 소년 시절에 부모를 모두 잃었다. 키는 보통 영국 남자보다 훨씬 작은 157㎝에 불과했다. 귀족 출신의 바이런과 셸리는 옥스퍼드 등 명문대학 출신이었지만, 키츠는 대학 문턱에도 가보지 못했다.

하지만 시인을 꿈꾸던 그는 독서와 시 쓰기에 전념하면서도 의사시험에 합격할 만큼 재주가 뛰어났다. 22세 때 첫 시집 발간 후 곧 찾아온 폐결핵에도 고통을 감내하며 삶의 순간들을 사랑의 선율로 바꿔 노래했다. 영국문학사에 길이 남을 주옥같은 송시(頌詩)들은 이렇게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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