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문경시 도시과 박순진 도시개발담당은 엄두도 못 냈던 '힐링, 문경'의 숙원사업을 해결, 시청 안팎으로부터 칭찬이 자자하다. 지자체 공무원이 국립공원구역인 문경의 대야산과 황장산의 정상 가는 길을 연 것. 대야산과 황장산은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으로 산세가 빼어나 등산객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 곳.
하지만 정상 가는 길은 그동안 통제돼 있어 '반쪽자리 명산' 신세였다. 더욱이 정상 가는 길을 열어달라는 민원이 폭주하자 박 담당은 지난 1년 동안 국립공원관리공단과 환경부, 국회 등을 수차례 방문, 탐방로 개설을 추진했다.
그 결과 지난 연말 지방 재정이 열악한 상황에서 사업비 20억원 전부를 국비로 확보, 내년부터 등산객들이 대야산과 황장산에서 '힐링 문경'의 진면목을 체험할 수 있게 됐다. 문경이 국내 최고의 힐링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경이 국내 1등 힐링도시로 나아가고 있다. 힐링을 위해 문경을 찾는 이들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여기에는 국내 최고 수준인 힐링자산과 지자체의 한발 앞선 정책이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다.
◆최고의 힐링 자산
'보고 즐기고 느낄 수 있는' 자산이 넘쳐난다. 그 선두주자는 문경새재. 연간 4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문경새재는 2013년 한국관광공사에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관광지 100선'에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문경(聞慶) '기쁜 소식을 듣는다'는 뜻이 담긴 새재 곳곳에는 굽이굽이 선인들의 정취를 느낄 수 있고, 특히 맨발로 걷는 황톳길은 최고의 힐링 콘텐츠다.
문경새재 중간에 위치한 오픈세트장은 2000년 KBS 대하드라마인 '태조 왕건'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00여 편의 사극이 촬영됐고, 현재 '징비록'의 주 촬영장도 이곳이다. 문경새재는 사계절 색다른 풍광을 관광객들에게 전하고 있고, 사과축제, 찻사발축제, 칠석차문화제 등 다양한 축제들이 계절마다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문경새재 주변에는 병풍처럼 둘러싼 4대 명산이 있다. 산림청 선정 국내 100대 명산인 희양산, 주흘산, 대야산, 황장산 등이다. 해발 1,000m 안팎의 이들 산은 산세가 빼어나고, 크고 작은 계곡과 바위 등을 품어 사계절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흘산은 문경새재의 병풍이자 문경의 진산이며, 대야산은 신선이 놀았다는 선유동과 용추계곡으로 대표된다. 희양산은 험준한 산세와 절경으로 등산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또 1년에 한 번 부처님 오신 날에만 일반에 공개되는 봉암사, 대승사, 김용사 등 천년고찰과 문경온천 등도 유명하다.
'문경 전통찻사발축제'는 전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축제 중 하나다. 2012년부터 4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최우수 축제로 뽑혔으며 올해의 경우 5월 1일부터 열흘간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에서 열린다.
국제교류전, 명품전, 명장전, 도자기 빚기, 망댕이가마 체험, 발물레경진대회, 다례시연, 조선시대 복장체험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된다. 문경은 전통도자기의 본향으로 무형문화재가 6명으로 경북에서 가장 많은데다 전국의 차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문경은 다양한 체험레포츠도 즐길 수 있다. 전국에서 철로자전거가 제일 먼저 등장한 곳이기도 하다. 석탄산업이 사양화되면서 탄광지대를 오가던 석탄열차가 사라진 철길에 시민 아이디어로 시작한 것이 철로자전거다. 현재 문경역, 가은역, 하내역, 불정역 등 4개소에서 운영 중인 철로자전거는 석탄박물관, 관광사격장 등과 패키지 체험상품으로 운영돼 연간 50만 명의 관광객을 모으고 있다.
고윤환 문경시장은 "철로자전거, 문경온천, 스머프마을, 불정휴양림 등 문경새재 일원에도100만 명의 관광객들이 몰려 문경은 관광객 500만 시대를 열고 있다. 또한 '문경에 가서 살다가 죽는 것이 소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문경이 힐링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문경의 힐링정책
문경시는 전통문화와 관광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를 조합, 더 큰 시너지효과를 내는데 '힐링 정책'의 주안점을 두고 있다.
그 첫 번째가 유교문화권사업으로 그동안 영남대로 옛길 정비, 고모산성 복원, 유교문화관, 문경 옛길 박물관, 근암서원 등을 건립한 것이 그 예이다.
이어 핵심정책으로 녹색문화상생벨트를 추진하고 있다. 녹색문화상생벨트는 가은읍 석탄박물관 일원 103만㎡에 백두대간 생태자원의 핵심 콘텐츠와 문경시 이미지를 접목해 생태, 에너지, 환경을 테마로 한 휴양문화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현재 문경에서 가장 큰 사업으로 녹색문화체험지구, 영상영화체험지구, 가은어메니티지구 등이 2018년에 준공될 예정.
녹색문화체험지구에는 백두대간의 녹색문화를 미디어로 체험하는 녹색문화체험관, 문경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공간인 역사생활체험관, 숲속 캠핑장 등이 들어서며 영상영화체험지구에는 선조들의 발자취를 생각하고 그리는 공간인 영상체험관이 조성된다. 또 가은어메니티지구에는 관광객들의 휴식을 위한 가은공원과 쉼터, 주차장이 들어선다.
문경시 관광진흥과 최영환 관광개발담당은 "체험과 휴양, 관광 등을 모두 할 수 있는 테마공간이자 앞으로 문경을 대표하는 힐링명소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문경이 녹색문화상생벨트와 함께 심혈을 기울이는 정책은 '아리랑'.
문경은 현재 문경이 근대 아리랑의 본향임을 국내외에 알리는 것과 동시에 국립아리랑무형문화센터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오는 10월 아리랑 도시 선포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선포식과 함께 서예로 담아낸 아리랑 1만 수 원본 전시회, 문경새재 아리랑 로고송 및 로고기 발표 학술세미나, 아리랑 공연 등을 통해 문경이 아리랑의 고장이라는 이미지를 관광객들에게 적극 홍보한다는 전략이다.
또 내년이면 문경에서 우리나라 전통한지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한지장 전수교육관이 2016년 상반기 농암면 내서리에 들어서기 때문. 이곳에는 작업장, 전시'판매장, 체험장 등이 갖춰져 문경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전망이다.
전수교육관 옆에서는 현재 문경 한지장 기능보유자인 김삼식(68) 씨가 아들인 춘호(37) 씨와 전통한지의 맥을 잇고 있다. 전통방식으로 한지를 만들고 있는 김 한지장의 한지는 품질이 좋아 문화재청의 조선왕조실록 복원, 동화사의 고려초조대장경 복원 등에 쓰일 만큼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문경읍 진안리 진안 천주교성지 일원 9만2천867㎡에 추진 중인 '진안유 휴양촌'의 경우 문경새재 가는 길목에 있어 2017년이면 관광객들에게 백두대간 대표 휴양공간으로 거듭난다. 문경철로관광자원화사업, 불정 별빛촌,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 문경 온천지구 관광자원화사업 등도 내년이면 완료돼 문경의 새로운 힐링 콘텐츠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문경 고도현 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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