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음주운전 개그맨 조원석 재기 무대 '술푼 세상'

5월초까지 반월당 뉴컴퍼니

조원석과 전유성(위).
조원석과 전유성(위).

'죄민수'로 큰 인기를 얻었지만 음주운전 사건으로 돌연 사라졌던 개그맨 조원석이 대구에서 컴백한다. 5월 3일(일)까지 매주 금'토'일요일마다 대구 반월당 뉴컴퍼니 소극장에서 1인극 '술푼 세상'을 공연한다.

이달 20일(금)부터 공연 중인 이 작품은 제목에서 눈치 챌 수 있듯이 '술'이 소재다. 연출은 전유성이 맡았고, 제작도 전유성이 운영하고 있는 청도 코미디 전용관 '철가방극장'에서 이뤄졌다.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은 사실이 알려진 지난해 6월 이후 전유성 선생님이 '청도에 와서 지내지 않겠느냐'고 하셨어요." 이때까지만 해도 개그 인생을 관둘까 고민하고 있던 조원석은 철가방극장에서 후배들이 관객들과 호흡하는 모습을 보며 재기를 결심했다. 전유성은 조원석에게 "살아온 이야기를 코미디로 만들어라. 개그맨답게 창의적인 반성을 해 봐라"고 했고, 박중식 시인의 한 시 구절 '슬프면 술퍼, 술푸면 슬퍼'에서 모티브를 얻어 '술푼 세상'이라는 작품 제목도 지어줬다.

조원석이 소주병을 앞에 두고 "너 때문에 되는 일이 없어"라고 소리치며 시작하는 이 작품은 조원석의 39년 인생 및 15년 개그 인생을 나열한다. 청소년기에 처음 술을 접했고, 일식 요리사로 일할 때 마주하는 손님들로부터 술을 받아 마셨다. 이벤트 회사의 삐에로 일을 하며 고생도 해봤고, 죄민수로 인기 가도도 달려 봤으며, 음주운전으로 잠시 꿈을 날려버리기도 했다.

"1인극은 처음입니다. 하지만 누가 써 준 극본이 아니라 제 얘기를 풀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편안해요. 그리고 저의 얘기를 콘텐츠로 쓰는 것에 대한 확신이 있습니다." 조원석은 11번 시험을 쳐서 개그맨이 됐다. 합격했을 때 심사위원들 앞에서 펼친 개그 소재가 살아온 얘기였다. 또 '아무 이유 없어~'라는 인기 유행어를 남긴 죄민수 캐릭터 역시 조원석의 '이유 없이 사는' 생활 철학을 투영했다.

조원석은 대구에서 공연 이외에도 재미난 일을 많이 벌이기로 했다. 우선 공연 기간 중 여러 번 동성로에 나가 젊은이들을 상대로 깜짝 퍼포먼스를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두 차례는 공연 후 관객들을 대상으로 희망자들과 함께 극장에서 뒤풀이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전석 3만원. 금요일 오후 7시 30분, 토'일요일 오후 3'6시. 053)256-0369.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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