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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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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라 하면 원의 둘레요, '원주율'이라 하면 '원의 지름에 대한 둘레의 비율'이란 뜻이다. 이는 'π'(파이)로 통용된다. π는 단위나 기호가 아닌 엄연한 숫자다.

수학의 기초인 π값을 찾기 위한 인류의 경쟁은 늘 뜨거웠다. 그 경쟁은 소수점을 향한 경쟁이었다.

기원전 4000년경 고대 이집트에서는 원통형 바퀴를 굴려 그 회전수로 π값을 추정했다. 지름이 1m인 바퀴를 한 바퀴 돌려 대략의 π값인 3을 구했다. B.C. 1650년 이집트 남부 고대 도시 테베의 폐허에서 발견된 파피루스엔 "지름이 9인 원모양 땅의 넓이는 한 변의 길이가 8인 정사각형의 넓이와 같다"는 말이 등장한다.

오늘날 초등학생들이 배우는 π값 3.14를 처음 찾아낸 것은 B.C. 200년대 그리스의 수학자 아르키메데스였다. 그는 원둘레는 내접하는 정다각형의 둘레보다 크고 원에 외접하는 정다각형 둘레보다는 작다는 점에 착안했다. 정6각형에서 시작해 각수를 늘려가다 정96각형에서 3.14를 얻었다.

동양에선 5세기 중국인 조충지와 아들 조항지가 독보적이었다. 이들 부자는 정1만2천288각형과 정 2만4천576각형의 넓이를 구해 π값이 3.1415926과 3.1415929 사이에 있음을 밝혔다. 소수점 6자리 이하까지를 맞혔다.

1596년 네덜란드 수학자 루돌프는 평생을 π값 계산에 매달려 소수점 35번째 자리까지를 계산해 냈다. 1761년 스위스 출신 독일의 수학자 람베르트는 마침내 π가 무리수임을 증명했다. π값에 끝이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오늘날 인공위성 등 정밀 계산이 요구되는 장비엔 소수점 30자리 정도까지가 사용된다. 미래로 갈수록 더욱 정밀한 값이 사용될 것이다.

정부가 2017년도부터 수학 교육과정을 바꾸기로 했다. 수포자(수학 포기자)를 막겠다는 취지다. 초등학생들이 원주율 3.14를 더 이상 암기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원주율을 넣어 계산하는 복잡한 문제 풀이 때문에 수포자가 되는 것을 막으려는 시도다. 중고 수학 시험에서도 까다롭게 내지 못하도록 한다는 뜻도 밝혔다.

인류 문명의 바탕엔 어김없이 수학이 있다. 어렵다고 싹을 키우지 않아서는 미래에 대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부의 수포자 대책이 정부의 수학 포기가 되지는 않을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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