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감기 / 루이제 레더만 지음 / 박성원 옮김 / 율리시즈 펴냄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인 반면 항우울제 소비량은 최하위인 대한민국. 트라우마, 불안장애, 공황장애 등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넘쳐나지만 정작 우리 대다수는 이 통계가 보여주듯 마음의 병을 자각하지 못하거나 설사 인지했다 해도 그것을 드러내고 치료하기는 어려운 분위기 속에 산다. 하지만 마음에도 감기가 들 수 있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수긍하기만 해도 상처가 덧나는 것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심리치료의 이상적인 대체물'이라는 평을 받는 이 책은 일상에서 흔히 경험하는 소소한 마음의 동요와 불안, 증폭 상황을 면밀히 들여다보며 그 시작과 끝을 주시한다. 병증으로 확대되기 전 미세한 균열의 흔적을 발견함으로써 그 틈이 어떻게 벌어지고 주변에 어떤 파장으로 나타나는지를 스스로 따라갈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 책의 원제가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이고, 책 전반에 걸쳐 반복해서 '첫걸음'을 강조하는 이유도, 최대한 두려움을 걷어내고 세상 속으로 한 걸음 내디뎌보기를 응원하는 마음에서다.
그를 위해 저자가 시종일관 강조하는 것이 '마음의 회복력'이다. 마음의 회복력이란, 극단적인 상황에서 왜 어떤 사람들은 다른 이들과 달리 그 상황을 이겨내는지를 설명해주는 키워드다. 희망적인 소식은 마음의 회복력은 습득할 수 있다는 점, 즉 후천적인 연습을 통해 습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음의 저항력을 정확히 들여다보면 용기 내기, 인내심 키우기,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일하기 등과 같이 지극히 '보통의' 일들이기 때문이다. 좌절과 비난, 고통까지도 내 삶의 영양분 삼아 다시 의연하게 세상으로 나오게 만드는 힘이 마음의 회복력에 달렸다. 328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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