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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송기의 우리말 이야기] 작심삼일과 삼년고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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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 새삼스레 안 하던 계획을 세우게 된다. 올해는 기필코 운동 열심히 해서 비만에서 벗어나야지, 야구 레슨도 제대로 받아서 사회인야구 리그에서 안타 좀 쳐 봐야지, 뭐 이런저런 계획들은 많이 세우지만 대부분은 작심삼일(作心三日)로 끝이 난다.

올해를 시작하면서 어차피 작심삼일이 될 목표를 굳이 또 세워야 할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예전 교과서에도 나왔었고, 우리 아이에게 읽어주던 동화책에도 나온 '삼년고개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기억을 환기하는 차원에서 다시 들려준다면 이런 내용이다.

옛날 경상도 어디에 가파르고 험하기로 유명한 삼년고개가 있었는데, 왜 삼년고개냐 하면 예로부터 이곳에서 넘어지면 삼 년밖에 못 산다는 말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이 고개를 넘어 귀가를 하던 김 생원이 실수로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이제 3년밖에 못 살 거라고 크게 낙담한 김 생원의 병을 어떤 의원도 고치지를 못하고, 김 생원은 시름시름 죽어가게 된다.

그것을 본 한 의원은(혹은 의원이 부리는 어린아이라고 하는 이야기도 많다.) 그 고개에 가서 여러 번 더 넘어지면 넘어진 만큼 더 살 수 있다는 계책을 내놓았다. 김 생원은 과연 그렇겠다고 여겨 다시 삼년고개로 가서 몸을 마구 굴리며 빌었다.

그러자 공중에서 "걱정 마라. 동방삭도 여기서 천 번을 굴렀다"라는 말이 들렸다. 김 생원은 감사하며 오래오래 잘 살았다고 한다.

상식적인 차원에서 보자면 삼년고개로 불린 이유는 아마 가파르고 험하다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그런 곳에서 넘어졌다고 하면 허리디스크나 뇌진탕, 골절과 같은 (옛날의 의학기술로는) 치명적인 부상을 당할 것이기 때문에 삼 년을 못 넘긴다고 한 것이라고 추측해 볼 수 있다. 그런데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삼 년밖에 못 산다는 것이 하나의 고정관념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이야기는 그런 고정관념을 역으로 이용하는 발상을 보여준다. 삼 년밖에 못 산다는 것을 뒤집어 생각해 삼 년은 보장된다고 이해한 것이다. 사실 그 험한 고개에서 구르면 구를수록 더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더 빨리 죽을 것이지만 발상의 전환을 강조하는 이야기로 만들어진 것이다.

삼년고개 이야기를 생각해 보면 작심삼일이라는 말에 대해서도 새롭게 볼 수 있다. 작심한 것이 삼 일밖에 못 간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바꾸어 생각해 보면 작심한 것을 삼 일은 실천한다는 것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나도 올해에는 새해 계획을 세우지 않기로 했다. 대신 삼 일마다 작심을 하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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