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병신년'(丙申年)이 특유의 어감으로 인해 웃음 소재로 이용되면서 SNS 상에서 병신년을 가볍게 사용하지 말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연말연시에 인터넷, SNS, TV 프로그램은 물론 술자리에서도 '병신년'이 웃음의 소재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평소 모자란 행동을 하는 캐릭터의 한 연예인은 "병신년은 나의 해"라고 농담을 하거나 SNS에는 '병신년이니깐 병신짓해도 괜찮다'는 표현이 사용되는 등 각종 패러디가 올라오고 있다.
의도치 않았겠지만, 병신년이라는 단어가 장애인 등 일부 계층에게는 불편한 단어다. 지체장애 3급을 가진 김모(45'여) 씨는 최근에 아예 TV를 켜지 않는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병신년이 개그 소재로 이용되는 것에 마음이 불편해서다. 김 씨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병신년으로 웃음을 유도하는 장면이 많다. 건강한 사람들은 느끼지 못하겠지만 장애를 가진 입장에서는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병신'은 '신체의 어느 부분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보통과는 다른 형체를 가진 사람, 정신적으로 장애가 있어 온전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장애인 인권단체들도 꾸준히 병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더욱이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인 '년'까지 합쳐져 마치 누군가를 조롱하는 단어로 느껴진다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SNS 상에는 '병신년_소재_농담_NO_캠페인'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병신년을 희화화하는 소재로 사용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캠페인이 번지고 있다. 캠페인 참여 게시글을 올린 연세대학교 장애인인권위원회는 "국립국어원의 보고서에도 '병신'이라는 단어는 여타 단어 중 장애인 차별성이 가장 높은 말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농담으로 가볍게 던진 한마디에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달라"고 밝혔다.
SNS 업체인 페이스북 코리아는 한글과 한문을 병행해 사용할 때만 병신년을 쓸 수 있도록 방침을 정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코리아 관계자는 "한자와 병행하면 표기할 수 있지만 그렇더라도 비속어나 욕설로 느껴질 수 있는 만큼 이용자들이 신고하면 이용 제한을 당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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