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식·경험 나눠주는 '사람도서관' 아시나요?

각 분야 전문가 '사람책' 활용, 대구 중앙도서관 152명 확보

대구 중앙도서관이 운영하는
대구 중앙도서관이 운영하는 '사람도서관'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뷰티 디자이너, 케이크 디자이너 등 '사람책'과 함께 소통하는 시간을 보냈다. 대구 중앙도서관 제공

대구 중앙도서관이 운영하는 '사람도서관'(Human Library)이 눈길을 끌고 있다.

사람도서관이란 특정인이 '사람책'(Human Book)으로 나서 자신만의 지식, 정보, 전문성 등을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신개념 도서관이다. '사람책 도서관' 혹은 '리빙 라이브러리'(Living Library)로도 불린다.

사람도서관은 지난 2000년 덴마크 출신 사회운동가인 로니 에버겔(Ronnie Abergel)이 한 음악페스티벌에서 처음 선보이면서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그 후 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고, 국내에서는 국회도서관이 2010년 사람도서관을 전국 최초로 운영했다.

대구에는 중앙도서관을 비롯해 사회적 기업 '아울러', 본리도서관, 대구한의대 등 공공'민간 분야에서 활발히 진행 중이다. 사람도서관은 예술, 스포츠 등 한 분야에 경험이 풍부한 '사람책'과 한 공간에서 대화, 토론을 하며 저자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또 종이책과 달리 저자와 즉문즉답을 할 수 있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특히 중앙도서관이 지난해 3월부터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로, 직업 체험 기회를 확대하고자 시작한 '찾아가는 사람도서관'은 사람책과 학생들이 만나 함께 꿈과 진로를 고민할 수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도서관은 사진작가, 동화구연가, 문화관광해설사 등 총 152명의 사람책을 보유하고 있고, 지난 한 해 동안 모두 63개 학교에서 4천794명의 학생이 사람책과 만남을 가졌을 정도로 활발히 운영 중이다.

일선 초등'중학교에서 강연 문의가 들어오면 도서관은 보유한 사람책을 연결해주거나 주제에 맞는 사람책을 대출해준다. 그 후 사람책으로 선정된 주인공이 학교에 직접 방문, 한 분야에 특출나기까지 겪었던 일, 일화 등을 들려주게 된다.

'찾아가는 사람도서관'을 이용했던 안심중학교 김정숙 교사는 "'벽화전문가', '케이크 디자이너' 등 평소 생소하게 느꼈던 직업을 사람책을 통해 학생들에게 쉽게 소개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사람책은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만큼 학생들이 구체적인 진로를 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사람책으로 활동을 시작한 극단 '도적단' 정호재 대표는 "배우를 꿈꾸는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간단한 연기 체험을 하며 나 자신이 오히려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긍지와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며 "올해도 사람책으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고 했다.

사람도서관의 인기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도 높다. 지난해 시민이나 도서관 이용객을 대상으로 18차례 열린 '사람책 열람 행사'에서 모두 260명이 다녀갔을 정도다.

도서관 강좌실에서 월 1, 2회 열리는 '사람책 열람 행사'는 전화, 방문 및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신청한 독자 30여 명이 한 조를 이뤄 사람책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유금희 중앙도서관장은 "올 상반기에는 사람책을 30명 정도 추가로 확보해 학생, 지역 주민에게 더욱 유익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자유학기제와 연계한 직업 및 진로체험을 확대해 운영할 것이다. 사람책이 돼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은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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